"41세인 나는 첫 임신중"…美 의사가 말하는 건강히 늙는 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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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서울의 한 노인 전문 요양 센터에서 입소자와 가족의 면회 중 장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뉴스1

지난해 10월 서울의 한 노인 전문 요양 센터에서 입소자와 가족의 면회 중 장면.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뉴스1

우리는 모두 병에 걸렸다. 나이 먹는 병. 미국 보스턴의 브리검 여성병원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의사, 다니엘라 라마스에 따르면 그렇다. 라마스는 생사의 갈림길에 선 사람들을 매일 마주하는 생업 외에도, 뉴욕타임스(NYT) 객원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중이다. 그런 그가 올 새해 첫 칼럼으로 4일(현지시간) 게재한 글은 나이듦에 관하여였다. 제목은 “의사로서 나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다른 관점에서 본다.”

암이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만 병이 아니다. 그에 따르면 인간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피할 수 없는 노화, 그 자체가 일종의 병이다. 라마스는 “의사들은 환자를 대할 때 그들의 나이를 반드시 언급한다”며 “‘75세 호흡 곤란 남성’ ‘30세 관절염 여성’ 식으로 부르는 것인데, 연령은 같은 질환이라고 해도 다른 치료법을 적용해야 하는 변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지난 2~3년간 코로나19 환자를 계속 치료해온 그는 “같은 호흡기 환자라고 해도 대학생의 경우는 해볼 수 있는 모든 치료법을 동원할 수 있지만, 노령의 경우는 그럴 수 없는 것처럼”이라고 덧붙였다.

중환자 치료가 전문인 의사, 다니엘라 라마스. 그가 근무하는 병원 프로필이다. [브리검 여성 병원 홈페이지]

중환자 치료가 전문인 의사, 다니엘라 라마스. 그가 근무하는 병원 프로필이다. [브리검 여성 병원 홈페이지]

그렇다고 앉아서 내 나이가 어때서 그러냐고 항변하거나,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 탓만 할 순 없는 법. 그는 “나이가 들어가는 것 자체를 다른 관점으로 봐야 한다”며 “인생이란 나이가 들어가는 덕에 일정한 사이클을 갖게 되고, 그 사이클에 잘 대비한다면 평온한 노년을 기대할 수 있다”고 적었다. 같은 나이라고 같은 건강상태를 의미하지 않는 지극히 상식적이지만 실제로 성취하기엔 꽤나 어려운 설명을 그는 이어간다. 라마스는 “나이를 드는 것에 대한 과학적 접근을 21세기에 새로이 할 필요가 있다”며 “게다가 지금은 고령화 시대인만큼, ‘안티 에이징’ 과학에 대한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연구를 계속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라마스 자신이 과거의 연령대 사이클에서 예외적인 위치를 점하고 있다. 그는 “지금 41세인 나는 생애 첫 임신 중”이라며 “과거였다면 엄청난 노산이라고 우려를 샀겠지만, 지금은 ‘앞으로도 살 날이 더 길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적었다. 그는 자신의 70대 부모님 이야기도 적었다. “얼마 전 마이애미의 부모님 댁에 갔을 때 우연히 70세인 아버지가 뒷마당에서 철봉 턱걸이 운동을 하시는 걸 봤는데 대단했다”며 “그 연세에 중력을 그렇게 연속해서 거스를 수 있는 건 40대인 나도 못하는 일”이라고 전했다.

결국, 마음과 몸의 힘을 계속 단련한다면 희망은 있다는 얘기다. 노화라는 병을 막을 순 없지만 그 결과의 강도와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 그는 “이젠 백세 시대를 넘어 150세 시대가 온다는 게 장수 연구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관련 연구자들은 ‘150세까지 건강히 살게 되는 사람은 이미 태어나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누구도 시간은 피할 수 없다. [일러스트 셔터스콕]

누구도 시간은 피할 수 없다. [일러스트 셔터스콕]

열심히 철봉 운동을 하고 40대 초산을 준비해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화는 달갑지 않은 손님이다. 라마스는 “최근에 등에 뭔가 검은 점이 있는 걸 발견하고 피부과를 찾아갔더니 흑색종의 일종이래서 소스라치게 놀랐다”고 말했다. 의사도 사람이다. 그는 자신이 평소 건강한 편이었기에 이 검은 점이 건강 악화의 전조가 아닐까 불안했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피부과 전문의가 한 말은 뭐였을까. 그는 이렇게 적었다.

“환자분, 흑색종 생겼다고 요란 떨 것 없어요. 40대잖아요. 그 나이면 당연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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