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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턴·아인슈타인·양자역학 다 담았는데 수식은 하나뿐[BOO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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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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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가는 물리학

마이클 다임 지음
이한음 옮김
은행나무

아이작 뉴턴의 '고전역학', 그중에서도 '뉴턴의 운동법칙'(관성의 법칙, 가속도의 법칙, 작용·반작용의 법칙)은 우리 주변의 물리적 현상을 눈에 보이는 대로 잘 설명한다. 직관적으로 잘 이해된다.

그 뒤를 이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은 뉴턴 역학으로는 풀 수 없었던 질량과 에너지의 관계, 시공간 문제에 새로운 해결법을 제공했다. 대상도 주변을 넘어 우주 공간으로 확대됐다. 고전역학만큼은 아니어도 설명을 그럭저럭 수긍할 만하다.

그다음으로 등장한 '양자역학'은 시선을 우주의 정반대 쪽인 미시세계로 돌렸다. 물질의 최소단위로 알던 원자, 그 원자를 구성하는 아원자입자를 향해서다. 일부는 존재까지도 간접증거로 증명해야 할 정도이니, 일반인은 벽에 가로막힌 느낌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저자 마이클 다인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 산타크루즈(UCSC) 입자물리연구소 교수는 책 앞쪽 상당 부분에 걸쳐 고전역학에서 상대성 이론으로, 또 양자역학으로 물리학이 걸어온 길을 설명한다. 특히 아원자입자 존재의 예측과 발견, 증명에 관해서는 더 세세하게 들려준다. 바로 이들이 현대물리학에서 우주의 비밀을 밝혀내는 중요한 단서이자 증거이기 때문이다. 요컨대 현재 우주를 연구하는 데 있어 양자역학은 중요한, 아니 절대적인 이론적 토대다.

과거 스티븐 호킹이 '시간의 역사'를 썼을 때, 책 속의 수많은 수식 가운데 'E=mc^2'만 남기고 모두 빼 잘 팔렸다는 뒷얘기가 있다. 저자는 세계적 이론물리학자인 데다, 책에서 최신 연구와 이론을 소개하지만, 책에 수식은 같은 것 하나만 남겼다.

또 암흑물질, 힉스 보손 입자, 초대칭, 대통일이론, 끈이론 등 낯선 최신 이론을 그 자체보다는 관련한 과학자들의 서사를 통해 풀어 이해를 도왔다. 특히 아원자입자 발견의 결정적 도구였던 대형입자가속기를 둘러싼 미국과 유럽의 헤게모니 이동, 노벨물리학상 수상의 성공과 실패를 둘러싼 일화 등은 흥미를 높인다. 중간중간 연구 활동과 관련한 저자 개인의 경험을 소개하는 대목에서는 물리학자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책은 앞에서부터 순차적으로 읽어나가면 되지만, 현대물리학에 관한 내용인 만큼 중간중간 도무지 적응 안 되는 대목을 만날 수밖에 없다. 눈 딱 감고 다음 쪽으로 넘어가면 다시 편한 대목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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