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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전자 복귀 눈앞…어닝쇼크 발표 앞두고도 외국인 ‘사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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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새해 들어 삼성전자 주가가 5.2% 뛰며 ‘6만전자(삼성전자 주가 6만원)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다. 6일 발표되는 지난해 4분기 성적표가 부진할 것이란 전망에도 예상 밖 선전이다. 정부의 세제 지원과 감산 가능성 등의 국내외 호재가 맞물리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사자’에 나선 영향이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5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0.69% 오른 5만8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전날보다 1.7% 오른 5만8800원까지 오르며 6만전자에 근접했다. 지난 4일에도 4.33% 급등하며 이틀 연속 상승세다.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12월 15일 6만원 선이 깨진 이후 보름 동안 5만전자에 머물렀다.

이날 삼성전자 주가 상승을 견인한 것은 외국인이다. 개인(767억원)과 기관투자자(1285억원)가 2052억 원어치를 던졌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2051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외국인 순매수 1위 종목도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 주가가 힘을 받는 상황이 의아한 건 6일 실적 발표에서 ‘부진한 성적표’가 예상되는 탓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 24곳이 추정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 평균치)는 6조9254억원이다. 전년 동기(13조8667억원) 대비 반 토막 수준이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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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쇼크’ 우려에도 삼성전자 주식에 외국인 자금이 몰린 건 새해부터 국내외 호재가 맞물리면서다. 올해 정부는 반도체 산업을 위해 ‘세제 지원’ 카드를 꺼냈다. 반도체 설비투자의 세액공제율을 현행 8%에서 15%로 올리고, 투자 증가분에는 추가로 10% 세액공제로 세 부담을 덜어줬다.

여기에 그동안 반도체 산업에 막대한 자금을 퍼붓던 중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재정부담 등으로 정부 지원을 중단할 수 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에 투자했던 외국인 자금이 국내로 방향을 튼 것이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감산에 나설 수 있다는 기대감도 외국인의 투자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외국계 증권사인 씨티증권은 보고서에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예상보다 크게 하락해 손익분기점 수준까지 떨어지면서 삼성전자는 공급정책을 수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그동안 SK하이닉스는 물론 마이크론, TSMC 등 국내외 대형 반도체 기업이 잇따라 투자 규모를 조정했지만 삼성전자 홀로 감산 없이 투자를 유지한다는 입장이었다.

지금이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의견도 많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해 초(1월 11일 종가 7만8900원)와 비교하면 26% 내렸다. 상당수 전문가가 삼성전자 주가가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로 바닥권(역사적 저점)에 진입했다고 평가하는 이유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의 세제 지원 같은 호재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삼성전자가) 감산에 나선다면 주가는 시장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밋빛 전망만 있는 건 아니다. 짙어진 글로벌 경기 침체에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반도체 산업이 올해 혹한기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만만찮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말 모바일과 PC 등 판매 부진으로 6일 발표될 영업이익은 시장 예상치(6조6000억원)를 밑도는 5조8000억원 이하까지 밀려날 수 있다”고 말했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반도체 업황이 극도로 어려워지면 삼성전자 주가는 4만9000원까지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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