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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시장 침체에…한국조선해양 “현대삼호중공업 상장 철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12월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열린 HD현대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왼쪽부터), 권오갑 HD현대 회장, 정기선 사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경기 성남시 HD현대 글로벌R&D센터(GRC)에서 열린 HD현대 50주년 비전 선포식에서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왼쪽부터), 권오갑 HD현대 회장, 정기선 사장, 한영석 현대중공업 부회장이 응원의 메시지를 담은 종이비행기를 날리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조선해양이 그동안 추진해오던 현대삼호중공업의 기업공개(IPO)를 중단한다고 3일 밝혔다. 한국조선해양은HD현대의 중간 지주사다. 현대삼호중공업은 한국조선해양의 선박 건조업 자회사다. 증권 업계에선 일명 ‘개미’로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승리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사모펀드 IMM PE(트리톤1호 유한회사)가 보유한 현대삼호중공업 주식 464만7201주(4097억원)를 매수한다고 공시했다. 앞서 현대삼호중공업은 2017년 IMM PE로부터 투자를 받으며 2022년까지 기업공개에 나서기로 약정한 바 있다.

그동안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삼호중공업의 상장을 공공연하게 밝혔다.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은 지난해 기관투자가 간담회에서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은 투자자와 약속”이라며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을 연내에 이행할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조선해양 소액주주가 자회사 상장에 반발했다. 이들은 단체를 만들어 상장 반대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소액주주들은 “현대중공업 재상장으로 한국조선해양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며 “보상안 마련 없이 자회사 상장에 나서는 건 주주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맞섰다.

소액주주들이 단체를 꾸려 상장 반대 운동에 나선 건 앞선 주가 하락의 경험 때문이다. 한국조선해양은 2021년 자회사인 현대중공업 상장에 나섰다. HD현대가 중간지주사 설립 직후 물적 분할을 통해 자회사 쪼개기 상장에 나서면서 한국조선해양의 주가는 크게 하락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에 따른 업황 악화도 기업공개 철회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현대삼호중공업의 올해 수주액은 지난해와 비교해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조선 업계에선 현대삼호중공업의 올해 수주액이 26억 달러(약 3조3100억원)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지난해 수주액 86억 달러(약 10조9500억원)보다 70%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회사 측은 이에 대해 “이미 3년치 일감을 확보한 상태”라며 “이제부터는 충분한 수주 잔량을 바탕으로 고부가 선박 위주로 수주 목표를 전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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