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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PCR 전수 검사 첫날 격리시설 60% 찼다…5명 중 1명 양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고강도 방역 대책 시행 첫날 중국에서 입국한 단기 체류자 5명 중 1명꼴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인 확진자는 공항 인근 임시재택시설에서 7일간 격리해야 하는데 하루 만에 당국이 준비한 100명 규모 시설의 절반 넘는 확진자가 나왔다.

홍콩·마카오발 입국자도 검역 강화 대상에 추가

3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전체 중국발 입국자는 승무원을 포함해 모두 1052명(선박 79명)으로 이 가운데 유전자증폭(PCR) 검사를 받은 단기 체류자 309명 중 61명(양성률 19.7%)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선박 하선자 79명 중에는 3명이 확진됐다. 방대본 관계자는 “항만은 잠시 정박 중인 선원이 사정이 있어 하선하는 경우 PCR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라며 “항만으로 들어오는 관광객 등 일반인은 없다”고 말했다.

중국발 확진자 중 단기 체류자는 별도 시설에서 7일간 격리해야 하는데 정부가 마련한 시설은 총 100명밖에 수용하지 못한다. 중국인 입국자에 대한 PCR 검사가 의무화된 첫날 절반 이상(61%)이 찬 것이다. 이 상태로면 당장 3일 새로 추가되는 확진자까지 더해 수용 가능 인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3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는 중국발 입국자는 예악자 기준 1061명에 달한다.
당국은 이날 급하게 60명 규모의 시설을 추가로 마련했다. 방대본은 “단기체류 외국인 확진자 중 국내 주소지가 있는 내국인 배우자와 친인척 등이 있다면 해당 주소지에서 격리할 수 있어 입소 시설은 여유가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2곳 시설(160명)의 가동률은 17.5%로 61명 중 28명은 임시재택시설에, 나머지 33명은 각자 주소지가 있는 곳에서 격리하고 있다.
당국은 향후 확진자가 더 늘 것에 대비해 인천과 서울 지역 13곳(134명 수용 가능)에 예비시설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공항 관계자들이 중국발 입국자를 분류하고 있다. 뉴스1

2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공항 관계자들이 중국발 입국자를 분류하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중국 내 공관의 필수 목적 외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하고 항공 편수를 줄여 향후 중국발 입국자 수는 서서히 줄어들 가능성이 있긴 하다. 그러나 그간 추세를 고려하면 당분간은 하루 평균 1000명 안팎이 꾸준히 입국할 가능성이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새 비자 발급은 중단됐지만 이미 발급 받은 비자의 유효 기간(평균 3개월)이 남았다면 기한 내 들어올 수 있어서다. 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당국이 확인할 수 없다고 한다. 법무부 측은 “단기 비자를 가지고 한국에 들어오는 외국인(중국인) 숫자 등은 파악되지 않는다”면서도 “단기 비자가 있는 중국발 입국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단기 체류자가 어느 정도일지 알 수 없지만 20%에 달하는 현재의 양성률을 고려하면 하루 최소 수십명의 확진자 발생이 이어질 수 있다.

정재훈 가천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중국 내 확산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양성률은 예상했던 수준”이라며 “향후 1,2주 정도는 이 선에서 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방역 정책의 목표가 해외 유입을 완전히 억제하는 게 아닌 만큼 중국발 확진자에 대한 변이 분석을 해가면서 새 변이가 유입되는 지를 철저히 확인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대본은 그간 사각지대 우려가 나온 홍콩·마카오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7일부터 입국 전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중국발 입국자처럼 입국 후 검사까진 아니고 우선 출발 전 받은 PCR이나 전문가용 신속항원 검사 음성확인서를 제출하게 했다. ‘검역정보사전입력시스템’(큐코드)도 입력해야 한다. 입국 후 검사는 유증상자에 한해서만 실시한다. 방대본은 “추후 해당 지역과 주변 국가의 방역상황을 모니터링해 해외유입 확진자가 증가하거나 신규 변이가 확인되는 경우 추가 조치 도입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대본은 “최근 홍콩에서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증가하고, 12월 홍콩발 입국자 수(4만4614명)가 중국발 입국자 수(3만7121명)를 추월한 점과 미국, 캐나다 등 주요국 동향 등을 고려했다”라며 “전문가 자문과 관계부처 논의를 거쳤다”고 밝혔다.

입국 후 검사 비용과 임시재택시설 숙박비는 본인 부담이 원칙이다. 입원 치료가 필요한 경우엔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중국 국적자는 진료비 전액을 본인이 부담하고 홍콩·마카오 국적자는 입원료는 지원되나 식비와 치료비 등은 지원되지 않는다.

중국발 변수에 더해 미국에서 전체 감염의 40%가량 차지해 우세종화되고 있는 오미크론 하위 변이 XBB.1.5도 국내에 이미 유입된 것으로 확인돼 우려를 키우고 있다.

XBB.1.5는 ‘스텔스 오미크론’으로 불린 BA.2에서 파생된 XBB의 하위 변이다. XBB는 지난해 8월 인도에서 처음 확인됐다. 해외 연구진은 이 변이가 현재까지 알려진 변이 중 가장 전염성이 높고 개량 백신에도 회피력이 강하다며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XBB가 가장 강하다고 꼽혀왔는데 XBB.1.5가 이를 능가한다는 분석이다. 다른 변이보다 스파이크(돌기) 단백질에 돌연변이가 많아서 면역 회피력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변이는 면역이 약한 이들에 투여하는 코로나19 치료제인 ‘이부실드’에도 내성을 가졌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입원율과 사망률을 높이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질병청에 따르면 국내에선 이 변이가 지난해 12월 8일 처음 확인된 이후 현재까지 13건(국내 감염 6명, 해외 유입 7명) 검출됐다. 정재훈 교수는 “중증화율이 급격히 변한다는 등의 징후가 없다면 지금껏 해온 변이 대응과 동일하게 가면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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