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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자식 집도 못 찾아"…'외계어' 아파트 이름 난립 막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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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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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외국어가 포함된 길고 복잡한 아파트 단지 이름 대신 알기 쉽고 간단한 이름을 쓰는 것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한다.

서울시는 2일 “아파트 작명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쉬운 이름을 짓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법적으로 민간 아파트 이름을 규제할 수는 없지만, 가이드라인을 통해 권고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 과정에서 쉬운 우리말 이름을 지을 경우 보상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알려졌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29일 ‘알기 쉽고 부르기 쉬운 공동주택 명칭 관련 토론회’를 열었다. 올해 2~3차례 더 토론회를 열고 건설사와 재건축 조합 등의 의견도 들을 예정이다.

서울시가 지난해 11~12월 시민 1003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4%는 “아파트 이름이 어렵고 비슷해 집을 찾는 데 헷갈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외국어 이름이 어렵다”는 응답도 72.3%에 달했다.

이 때문에 "부모가 자식 집도 못 찾는다"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한 노인이 자식의 집을 찾아가기 위해 택시를 탔는데, 택시 기사가 아파트 이름을 알아듣지 못해 집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해프닝이 알려지면서다. 우리나라 아파트 이름이 유독 복잡해 외우기도, 부르기도 어렵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과거에는 압구정현대, 잠실주공5단지, 잠원한신처럼 지역명과 건설사 이름을 결합해 짓는 경우가 많았다. 2000년대 들어 건설사들이 캐슬, 래미안, e편한세상, 자이 등 아파트 상표를 만들면서 아파트 단지 이름에도 브랜드가 붙기 시작했다. 요즘에는 ‘써밋’ ‘퍼스트’ ‘아크로’ 같은 하위 브랜드까지 등장해 단지 이름이 더 복잡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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