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타이거의 아들이 어떻게 될까요? PGA와 LIV 싸움은 누가 이길까요? 아무것도 모르면서 골프에 관해 우기는 동료가 있나요? 성호준 골프 전문기자에게 물어보세요. 골프선수, 골프용품, 골프장 등 무엇이든 좋습니다. 아는 것은 아는 대로, 모르는 건 취재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질문은 댓글을 통해, 또는 sung.hojun@joongang.co.kr로 보내 주세요. 술자리 안줏거리가 될 일주일간의 골프 뉴스도 브리핑해 드립니다.


장타를 칭찬하는 말도 경기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앙포토
- 주위 사람 ‘구찌’(말 참견)에 많이 흔들립니다.(미스터 유리멘털)
골프는 비교적 얌전한 스포츠인데, 말 펀치의 위력은 어떤 스포츠보다 강합니다. ‘글러브 끼지 않은 복싱’이라는 격렬한 스포츠인 테니스에서는 구찌가 잘 안 통합니다. 경쟁하는 선수가 멀리 떨어져 있어 대화할 기회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골프는 죽은 공을 치는 스포츠라서 말 펀치가 더 강해집니다. 시속 150㎞로 날아오는 공을 치는 야구 선수는 생각할 겨를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뿐히 놓여 있는 공 앞에 서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되고 동반자의 말 한마디에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골프장에서 나누는 대화는 의도적이든, 그렇지 않든 플레이에 영향을 줍니다. 멘털이 약하면 상대가 좋은 의도로 하는 말도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 그래서 “골프장에서는 퍼트 컨시드 주는 ‘OK’ 빼고는 다 구찌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엘리트 선수들도 말이나 행동으로 상대의 집중력을 흩뜨려 경기력을 떨어뜨리려는 게임스맨십(gamesmanship)을 씁니다. 이는 에티켓에는 어긋나도 규칙 위반은 아닙니다. 야구에서 타자가 타석을 들락날락하면서 투수의 신경을 거슬리는 것이 일종의 게임스맨십입니다. 타이거 우즈도 합니다. 우즈는 『나는 어떻게 골프를 하나』라는 책에서 “상대의 머릿속에 들어가 그를 무너뜨릴 수 있다면 유리하고, 그것은 골프라는 게임의 일부”라고 했습니다. 우즈는 느린 선수와 경기할 때는 일부러 빨리 걷고 빠른 플레이어와 동반할 때는 일부러 천천히 걸어 리듬을 빼앗는 등의 게임스맨십을 썼습니다. 무명 선수와 경기할 때는 일부러 인사에 답하지 않는 등의 무시 전략도 썼습니다. 캐디와 클럽 선택에 대해서 거짓 정보를 말함으로써 상대를 혼란에 빠뜨리기도 했습니다.
골프 멘털을 가르치는 이종철 프로는 구찌에 약한 골퍼를 유형별로 분류했습니다.
◦분석적 성향이 강한 골퍼는 생각이 많고 자기 스윙에 만족감이 없으며 스윙을 자주 찍어보는 골퍼들로, 필드에서도 다른 사람의 말을 듣고 스윙 동작을 추가시켜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만든다.
◦실수에 예민한 골퍼는 미스 샷에 화를 내고 절망하기 쉽다. 골퍼는 골프가 실수의 게임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자신의 실력 부족 혹은 잘못된 스윙 탓이라고만 생각한다. 동반자가 주는 정보를 걸러 듣지 못한다.
◦완벽주의 골퍼는 실수나 결점을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불안이 끊이질 않는다. 동반자의 말은 미스 샷을 더 두렵게 만들어 몸을 경직시킨다.
◦스코어 집착이 큰 골퍼는 더 멀리 치고, 더 가까이 붙이려 하다 보니 상대의 부추김을 받아들이게 되고 그 한마디가 미스 샷의 실마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