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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000만명 찾는 '섬진강 르네상스 시대' 열겠다"…전국 유일 3선 무소속 단체장

중앙일보

입력

심민 임실군수가 최근 임실군청 군수실에서 "연간 1000만명이 찾는 '섬진강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유일한 무소속 3선 기초단체장인 그는 전북 시장‧군수협의회 의장과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공동 부회장도 맡고 있다. 사진 임실군

심민 임실군수가 최근 임실군청 군수실에서 "연간 1000만명이 찾는 '섬진강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 말하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유일한 무소속 3선 기초단체장인 그는 전북 시장‧군수협의회 의장과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공동 부회장도 맡고 있다. 사진 임실군

"민선 1~5기 줄줄이 낙마"…'군수 무덤' 오명 깬 심민

선거 때마다 '임실 오적'으로 상징되는 토착 세력이 판치던 전북 임실군은 민선 1~5기 군수 4명(재선 포함)이 비리로 줄줄이 낙마하면서 '군수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임실 오적이란 말은 2011년 10월 전주지검 박혜영 검사(현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가 전주지법에서 열린 강완묵 당시 임실군수 1심 결심 공판에서 한 말이다. 강 군수는 공직선거법 혐의로 대법원에서 형이 확정돼 군수직을 잃었다.

이런 통념은 20년 만에 깨졌다.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된 심민(76) 군수가 4년 임기를 무사히 마치면서다. 민선 6기부터 7·8기까지 내리 3선에 성공한 심 군수는 현재 전국에서 유일한 무소속 3선 기초단체장이다.

'2 대 8 가르마'가 트레이드마크인 심 군수는 임실 토박이로 '늘공(늘 공무원)' 출신이다. 전주 생명과학고(옛 전주농고)를 졸업한 뒤 1967년 임실군 청웅면에서 농업직 9급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지난해 임실N치즈축제 개막을 하루 앞둔 10월 6일 전북 임실군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 현장 점검에 나선 심민 임실군수(가운데)가 견학 온 어린이들과 치즈 늘리기 체험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임실N치즈축제 개막을 하루 앞둔 10월 6일 전북 임실군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 현장 점검에 나선 심민 임실군수(가운데)가 견학 온 어린이들과 치즈 늘리기 체험을 하고 있다. 뉴스1

"10년간 야인…구석구석 돌며 주민 만나"

심 군수는 2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더 배우지 못한 간절함이 커 방송통신대를 다니며 행정학을 전공했다"고 했다. 군정 최고 책임자가 되는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심 군수는 2004년 5월 임실군수 보궐선거 당시 열린우리당(옛 민주당) 당내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다.

심민 임실군수가 임실 한 경로당에서 노인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임실군

심민 임실군수가 임실 한 경로당에서 노인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임실군

여야 입당 제안 거절…"오로지 군민만"

심 군수는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줄곧 무소속 출마를 고집했다.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입당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 그는 "정당에 들어가면 공천을 받기 위해 정치권에 잘 보여야 하고 국회의원에게 줄도 서야 하는데 이런 눈치를 보지 않고 군민만 바라보고 평가받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특정 정당 색채가 없다 보니 여야를 자유롭게 오가며 예산을 건의할 수 있어서 오히려 군정 성과를 내는 데 유리하다"고 했다. 실제 취임 첫해인 2014년 임실군 예산은 2886억 원이었다. 이후 2020년 5000억 원을 넘더니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6643억 원을 기록했다.

2015년 '동네 축제'처럼 시작한 임실 치즈축제는 전국적인 축제가 됐다. 지난해엔 4일간 52만명이 다녀갔다. 심 군수는 "농업기술센터에 11월에 피는 국화 개화 시기를 10월로 앞당기는 연구를 지시한 뒤 치즈테마파크 일대에 국화를 전시했다"며 "임실군 12개 읍·면 생활개선회(부녀회)와 함께 지역 특색이 담긴 향토 음식을 팔면서 축제가 대성공을 거뒀다"고 했다.

2018년 10월 8일 전북 임실군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 열린 치즈축제에서 심민(왼쪽) 임실군수가 임실 치즈를 최초로 만든 지정환 신부와 악수하고 있다. 벨기에 출신 지 신부는 2019년 4월 13일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2018년 10월 8일 전북 임실군 임실치즈테마파크에서 열린 치즈축제에서 심민(왼쪽) 임실군수가 임실 치즈를 최초로 만든 지정환 신부와 악수하고 있다. 벨기에 출신 지 신부는 2019년 4월 13일 88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붕어섬 출렁다리 개통…"옥정호 순환도로 개통이 숙원"  

임실군은 지난해 10월 22일 붕어섬 출렁다리를 개통했다. 옥정호 가운데 있는 붕어섬(6만6000㎡)을 걸어서 드나들 수 있는 유일한 통로다. 출렁다리 개통은 심 군수가 2015년부터 추진해 온 '섬진강 에코뮤지엄 사업'의 하나다. 2025년까지 580억 원을 들여 천혜의 경관을 간직한 옥정호에 수변 관광 기반 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옥정호는 1965년 국내 첫 다목적댐인 섬진강댐이 만들어지면서 생긴 인공 호수다.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대는 젖줄이자 전주·김제·정읍 등에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상수원이다.

심 군수는 옥정호 순환도로 완전 개통을 숙원으로 꼽았다. 순환도로는 1990년대 말 운암면 쌍암리~운암리 15㎞ 구간만 연결된 '반쪽짜리'로 남아 있다.

다목적댐이 있는 전국 17개 시·도 중 현재까지 순환도로가 없는 지역은 임실이 유일하다. 심 군수는 "순환도로가 개통되지 않아 주민들은 인접한 지역인데도 다른 길로 멀리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올해부터 2027년까지 5년간 국비 등 490억 원을 확보해 운암면 청운리부터 사양리까지 6.39㎞를 이을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22일 개통한 붕어섬 출러다리에서 심민(오른쪽) 임실군수가 김관영 전북지사와 함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임실군

지난해 10월 22일 개통한 붕어섬 출러다리에서 심민(오른쪽) 임실군수가 김관영 전북지사와 함께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임실군

"오수 의견 설화 활용…반려동물 친화도시 조성"

수질 악화를 우려해 옥정호 개발을 반대하는 정읍시와의 갈등은 풀어야 할 숙제다. 심 군수는 "옥정호에 생태탐방선을 띄워 세계적인 관광지인 오스트리아 할슈타트처럼 만드는 게 목표"라고 했다.

오수 펫 추모공원(반려동물 장례식장)과 반려동물지원센터 등과 연계한 반려동물 친화도시 조성도 핵심 사업이다. 임실군은 지난해 말 국토교통부 주관 도시재생사업에 '의견(義犬)의 고장 오수, 같이 함께 잘 살아보시개'가 선정돼 총 217억 원 사업비를 확보했다. 2023∼2026년 오수면 오수리 일대 24만㎡를 오수 의견 설화를 활용한 반려동물 산업·관광·교육 거점으로 만드는 게 골자다.

현재 2만6400여명인 임실 인구는 해마다 줄고 있다. 심 군수는 "농어촌 지자체가 인구 소멸을 막는 방법은 '굴뚝 없는 공장'인 관광 산업뿐"이라며 "옥정호를 중심으로 치즈테마파크·성수산·관촌 사선대 등 주요 거점을 체류형 관광지로 개발해 연간 1000만명이 찾는 '섬진강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다"고 했다.

2019년 5월 6일 전북 임실군 오수면 의견공원에서 열린 제34회 오수 의견문화제에서 연구 끝에 복원된 오수개 강아지가 간식을 먹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스1

2019년 5월 6일 전북 임실군 오수면 의견공원에서 열린 제34회 오수 의견문화제에서 연구 끝에 복원된 오수개 강아지가 간식을 먹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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