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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부동산 어디로…“서울 집값 더 하락” vs “바닥 찍고 반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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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새해 서울 아파트값은 어떻게 될까. 중앙일보가 부동산 전문가 7명에게 ‘올해 주택시장 전망’을 물은 결과, 5명이 “서울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고 답했다. 서울 집값 하락률은 최소 3% 이상 될 것으로 봤다. 미국발 고금리 여파로 경기 침체에 빠질 가능성이 커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경기 위축 우려가 겹치면서 집값 하락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요 부진과 거래 절벽 현상이 계속된다는 진단이다.

집값이 10%까지 내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지난해(7.2% 하락)보다 낙폭이 클 수 있다는 얘기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겸임교수는 “미국의 피벗(통화정책 방향 전환)이 빨라지면 집값 하락률이 3% 선에서 그치겠지만, 금리 인상 기조에 정부 정책 역효과, 미분양 급증, 건설사 연쇄 도산까지 겹치면 10% 하락도 각오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상반기에 집값이 반등하더라도 수요 부재로 다시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전셋값 약세도 집값을 끌어내리는 요인이다. 전문가 대다수는 서울 전셋값이 적게는 1%, 많게는 6%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전국 입주 물량이 35만 가구(부동산R114 조사)로 지난해보다 5.9% 느는 데다, ‘전세의 월세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통상 전셋값은 집값의 선행지표로 불린다. 전셋값이 오르면 전세 수요가 매매로 넘어가고, 전세가 하락하면 세입자가 대출을 끼고 집을 살 여력이 줄기 때문이다.

전문가 중 2명은 ‘집값 상승’을 예상했다. 미국 금리 인하 가능성과 정부의 규제 완화책 시행 등이 근거다. 2~3%대 상승을 점친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상반기에 미국 물가가 잡히면 금리는 고점을 찍고 떨어질 것이고, 그땐 수요가 유입돼 집값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다주택자 취득세 중과 완화 등 주택 구매 허들을 낮추는 정부 정책이 15억원 이하 주택 매매를 촉진할 것”이라며 “완화 정책이 국회를 통과하면 1분기가 집값 바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다음 달 2주택자 취득세율을 8%에서 1~3%로, 3주택자는 12%에서 6%로 낮추는 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또 지난달부터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무주택자·1주택자)이 허용된 데 이어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도 집값의 30%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수도권과 지방 집값 역시 하락 전망이 우세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경기도에선 과천·성남처럼 서울에서 가까운 곳일수록 하락률이 작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사이에선 ‘집값이 고점 대비 40% 이상 조정받으면 집을 사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매수 시점에 대해선 제각각이었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권 교수는 ‘하반기 이후’를 꼽았고, 고준석 대표는 “금리 인하 전인 1분기가 적정 시점”이라고 했다. 반면 “급할 것 없다”(함영진 랩장)며 올해 말까지 시장을 지켜보라는 조언도 있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매수 타이밍을 잡는 것보다 목표 금액을 정해 싸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며 “집을 꼭 장만하려면 급급매물, 분양, 경매시장 등 세 가지 트랙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덕례 위원은 “거주 목적으로 집을 사려면 조달금리와 원리금 상환 부담을 고려해 정책 모기지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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