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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신년사, 윤 정부 겨냥 “폭력·일방적 지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와 박홍근 원내대표(왼쪽 둘째) 등 참석자들이 1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운데)와 박홍근 원내대표(왼쪽 둘째) 등 참석자들이 1일 중앙당사에서 열린 신년인사회에서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신년사에서 ‘4대 위기론’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각을 세웠다. 대한민국이 ▶경제 ▶민생 ▶민주주의 ▶한반도 평화 등 4개 분야에서 위기에 처했다는 주장이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민주당 신년 인사회에서 “경제도, 민생도, 민주주의도, 한반도 평화도 위기라고 불릴 만큼 상황이 어렵긴 하지만 역시 새로운 길을 만들고 새로운 희망을 만드는 것이 정치라는 생각을 해야 될 때란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타협과 조정을 통한 희망을 만드는 일들이 많이 사라지고. 폭력적인 일방적 지배가 난무하는 시대”라며 “그래도 민주당이 희망이 있는 길을 국민과 함께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꺼낸 ‘4대 위기론’은 고금리·고물가로 경제 전망이 어두운 가운데, 최근 북한 무인기 격추에 실패한 윤석열 정부와 군 당국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폭력적 일방적 지배’란 표현도 자신의 검찰 출석 조사가 임박한 상황에서 야권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를 비판하는 차원이라는 게 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이날 국립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면서 “민생·민주·경제·평화의 위기를 넘어 새로운 희망과 도전의 길을 열겠습니다”라고 방명록에 적어 4대 위기론을 환기했다.

다른 지도부도 이 대표의 비판론에 가세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신년 인사회에서 “우리 대한민국이 3가지 측면에서 위기를 맞고 있지 않나 싶다. 첫째로 민주주의와 인권, 둘째로 민생경제, 셋째로 한반도 평화”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10·29 이태원 참사 시민 분향소를 찾아 “길에 경찰 몇 명만 배치했어도 됐다. 아주 단순한 책임”이라고 말하며 정부 책임론을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해야 할 당연한 일을 못 한 것”이라며 “단순한 질서유지만 했어도 생기지 않았을 일인데, 그것만으로도 큰 잘못이고 당연히 책임져야 할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신년 비판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연하장에서 “경제는 어렵고, 민생은 고단하고, 안보는 불안하다. 치유되지 않은 이태원 참사의 아픔과 책임지지 않고 보듬어주지 못하는 못난 모습들이 마음까지 춥게 한다”고 적은 것과 비슷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사회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전직 대통령의 행태가 참으로 개탄스럽다”며 “뒤에서 구시렁거리는 모습”이라고 반발했다. 친윤계 당권주자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악담이 가득한 신년사”라며 “저급한 훈수는 그만두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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