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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이상된 노후 차가 원인?…경찰, 집게 트럭 소유업체 압수수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5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부상을 입은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현장에서 지난 30일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최초 불이 난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은 10년 이상된 노후 차량으로 파악됐다. 뉴스1

5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부상을 입은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IC 인근 방음터널 화재현장에서 지난 30일 경찰과 소방 등 관계자들이 현장감식을 벌이고 있다. 최초 불이 난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은 10년 이상된 노후 차량으로 파악됐다. 뉴스1

 지난달 29일 발생한 경기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를 수사 중인 경찰이 최초 발화 지점으로 지목된 집게 트럭이 소속된 폐기물 수거 업체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지난달 3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수사관 10여 명을 동원해 B폐기물 수거 업체 등 2곳을 압수수색했다고 1일 밝혔다. 화재가 왜 발생했고 어떻게 방음판으로 옮겨붙었는지를 밝히기 위한 시도다. 불은 830m 길이 방음터널 중 600m 구간을 태우고 2시간여 만인 오후 4시 12분 진압됐지만 5명이 사망하고 41명이 다쳤다.

 경찰의 화재원인 규명 수사의 출발점은 집게차 운전자 A씨(63)의 진술이다. “운전 중 갑자기 에어가 터지는 ‘펑’ 하는 소리가 난 뒤 차량 조수석 밑쪽(차량 하부)에서 불이 났다. 차량을 하위 차로(3차로)에 정차하고 소화기로 불을 끄려고 시도했지만, 불길이 잡히지 않아 대피했다.” A씨는 화재 발생 후 112에 신고한 데다 다른 목격자들의 신고도 “집게차”를 발화지점으로 지목하면서 경찰은 사고 당일 A씨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일단 A씨의 말대로 차량 자체에서 화재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원인 규명에 나섰다.

10년 이상 된 노후 트럭, 관리 잘 됐나 

 경찰은 지난달 30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과 함께 합동 현장 감식을 벌여 불이 난 트럭의 차량 배터리 전기배선 등 모두 3종의 잔해물을 수거해 분석하고 있다. 현장 감식 결과 트럭의 발화 부위는 화물칸 우측 전면 하단부로 추정되고 있다. 발화 원인은 확인되지 않았다. 현장에선 소화기가 2개 발견됐다고 한다. 경찰은 A씨가 주로 운행했다는 문제의 집게차는 운행한 지 10년이 넘는 노후차량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B업체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해당 집게차 차량의 안전 보건 일지와 전자정보 등에 대한 분석작업도 벌이고 있다. 경찰관계자는 “차량 노후화로 인한 화재나 정비 미비로 인한 착화 가능성 등을 폭넓게 열어두고 조사중”이라며 “A씨가 실제로 소화기로 진화를 시도했었는지 등도 확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망자 총 5명…찜질방 가던 모녀도 참변

 사망자는 총 5명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DNA 감정을 통해 확인한 결과 여성은 3명, 남성은 2명이다. 연령대 별로는 60대 3명, 30대 1명, 20대 1명 등이다. 이들은 차량 4대(승용차 3대, SUV 1대)에서 발견됐다. 여성 3명 중 2명은 모녀로 확인됐다. 외동딸인 C씨가 몸이 불편한 어머니와 교외에 있는 찜질방을 가던 중 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41명은 중·경상을 입었다.

불이 난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을 지난달 30일 경찰 관계자들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들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현장감식팀은 최초 불이 난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의 발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차량 배터리 전기배선 등 총 3종의 잔해물을 수거했다. 뉴스1

불이 난 제2경인고속도로 갈현고가교 방음터널을 지난달 30일 경찰 관계자들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들이 현장감식을 하고 있다. 현장감식팀은 최초 불이 난 5t 폐기물 운반용 집게 트럭의 발화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차량 배터리 전기배선 등 총 3종의 잔해물을 수거했다. 뉴스1

사망자들은 처음 불이 난 집게 트럭이 있던 차도 반대 방면인 안양 방향 방음터널 입구로부터 200∼300m 지점에서 발견됐다. 차들이 멈추고 뒤엉키면서 피해가 커졌다고 한다. 사고 발생시 차량 진입을 차단하는 ‘터널 진입 차단시설’이 성남 방향 차단시설만 정상 작동하고, 안양 방향 시설은 미작동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찰은 이 시설의 작동 여부도 들여다보고 있다. 방음터널을 공사한 시공사와 도로 관리 주체인 ㈜제이경인고속도로를 상대로도 도로 건설·유지 및 보수 등 과정 전반에 문제가 없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 경찰은 사고 현장을 당분간 보존한 뒤 필요하면 추가 감식도 하겠다는 입장이다. 감식이 끝나더라도, 해당 고속도로의 통행은 안전진단을 한 이후에나 재개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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