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50억 차떼기 밝혀냈다, SK 이어 이번에도 한동훈 ⑪

  • 카드 발행 일시2023.01.02

11회. LG에서 출발한 차떼기 대선자금 수사

송광수 검찰이 2003년 11월 3일 ‘5대그룹+α’로의 수사 확대를 야심차게 선언했지만, 한동안 수사는 진척이 없었다. 여야의 불법 대선자금 수수 혐의를 확인하려면 공여자의 자백이 필요한데 대기업들은 서로 눈치를 보며 요지부동이었다. 검찰은 자백하면 선처한다는 유화책과 5대 그룹 부회장(구조조정본부 담당) 소환조사·압수수색 등 강경책을 동시에 썼다.

그러던 중 수사 확대 선언 한 달여 만인 11월 말~12월 초 뜻밖의 대어가 나타났다. 검찰의 공세에 코너에 몰려 있던 LG가 백기를 들고 나왔다. LG는 그해 11월 12일 강유식 부회장(LG 구조조정본부장)이, 11월 15일 구본무 회장이 출국금지를 당했다. 11월 18일에는 LG홈쇼핑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이 이뤄졌다.

그때 수사는 5대 그룹에서 성과가 나야 했다. 그룹 오너의 출국금지, 임원 소환조사 등 있는 방법, 없는 방법을 다 동원해 대기업의 입을 열려고 할 때였다. 대통령선거 때 특별 당비를 낸 사람들에 대해 계좌 추적에 들어갔다. 특별 당비는 공식적인 것이니 범죄 단서가 잘 안 나온다. 거기서도 찜찜한 돈이 좀 있긴 했지만, 에피소드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그 과정에서 누구라고 말하기 곤란한 한 변호사가 LG그룹을 자백시킬 테니 확실히 선처를 약속하느냐고 협상(딜)을 제안해 왔다. 그때 ‘차떼기’가 나왔다. 150억원을 차로 실어날랐다는 거였다. 서정우 변호사(※12월 9일 구속) 이름도 그때 등장했다. 막혀 있던 수사의 물꼬가 트였다. 5대 그룹 수사의 반은 성공한 셈이었다.(안대희 당시 대검 중수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