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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 가장 센 장갑차"…美, 우크라에 이 무기까지 보낼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IFV)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심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브래들리는 M1 '에이브럼스' 전차와 함께 미 육군 기갑여단의 주력 장비로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장갑차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을 지원할 경우 우크라이나군의 지상 전투력이 빠르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5월 11일 폴란드 북서부 드로스코 포모르스키의 전차 사격장에서 연합훈련 중인 미 육군 제4보병사단의 브래들리 전차. EPA=연합뉴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M2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을 지원할 경우 우크라이나군의 지상 전투력이 빠르게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은 지난 5월 11일 폴란드 북서부 드로스코 포모르스키의 전차 사격장에서 연합훈련 중인 미 육군 제4보병사단의 브래들리 전차. EPA=연합뉴스

이같은 미국의 움직임은 최근 러시아군의 미사일을 막기 위해 ‘패트리엇(PAC-3)’ 지대공 요격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키로 결정한 데 이어 우크라이나군의 지상 전투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추가적인 통합 군사 지원의 일환으로 브래들리 전투차량을 보내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최종 결정을 내리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미 백악관 대변인실 관계자는 “방어에 필요한 능력과 관련해 우크라이나와 지속해서 소통하고 있지만, 지금 당장 발표하거나 미리 확인해 줄 내용은 없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그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M777 곡사포, M113 병력수송차(APC) 등의 장비와 포탄ㆍ탄약을 지원해왔다. 이를 위해 지난 4월 미 의회는 각종 무기와 전쟁 관련 물자를 신속히 보내기 위한 '무기대여법(Lend-Lease Act)'까지 통과시켰다. 이같은 관련법 마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이었다.

지난 7월 18일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은 M777 곡사포를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으로 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7월 18일 우크라이나군이 미국으로부터 제공받은 M777 곡사포를 러시아군이 점령한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 지역으로 쏘고 있다. AP=연합뉴스

또 미국은 지난 21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방미를 계기로 PAC-3를 비롯한 18억 5000만 달러(약 2조 3300억원) 규모의 무기를 추가 지원키로 했다. 이튿날 미 의회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긴급 군사 지원을 위한 449억 달러(약 56조 6800억원) 규모의 2023회계연도 예산안을 처리했다.

그간 미국의 지원은 보다 강력한 무기를 원하는 우크라이나의 요청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에 반해 브래들리 장갑차 투입은 우크라이나군의 화력 강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5㎜ 기관포와 토우(TOW) 대전차 미사일로 무장한 브래들리는 전차를 파괴한 실전 기록을 가진 유일한 전투차량이다. 지난 1991년 걸프전 당시 이라크군의 옛 소련제 T-72 전차 다수를 격파했는데, 현재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전장에 투입한 전차들 역시 상당수가 T-72 계열이다.

이라크전에 참전했던 데이비드 퍼킨스 미 육군 예비역 대장은 “경험상 브래들리는 T-72에 대적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전투차량 능력을 상당히 개선할 것”이라고 통신에 말했다.

미국의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장갑차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은 지난 2020년 4월 20일 시리아 북동부 하사케 지역의 도로를 달리는 브래들리의 모습. AFP=연합뉴스

미국의 브래들리 보병전투차량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장갑차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은 지난 2020년 4월 20일 시리아 북동부 하사케 지역의 도로를 달리는 브래들리의 모습. AFP=연합뉴스

그렇다 해도 미국이 나토(NATOㆍ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도 아닌 우크라이나에 실제로 미국의 주요 공격 무기를 건네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다. 이와 관련, 최근 러시아군 점령지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전방위 공세가 미국을 움직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미국은 브래들리 제공을 검토할 만큼 전황이 우크라이나에 유리한 것으로 예측하는 것 같다”며 “확실한 승기를 잡기 위한 전투력 강화 조치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투입 시기다. 미국이 브래들리 지원을 결정하더라도 우크라이나군에 운용 방식 등을 훈련시키는 데 몇 달이 걸리기 때문이다. 사실상 내년 봄에나 투입돼 러시아군의 춘계 공세에 맞설 수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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