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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약국 “중국인들, 타이레놀 수십개씩 사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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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국내에서도 중국인의 감기약 사재기 의혹이 일고 있다. 29일 경기도 하남시 관계자는 “최근 하남시 망월동의 한 약국에서 중국인이 감기약 600만원어치를 사갔다는 언론 보도가 있어 조사해 보니 ‘감기약 3000개를 살 수 있냐’는 문의전화를 받은 약국도 있었다”고 밝혔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가 몰리는 서울 명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A씨는 이날 기자와 만나 “2~3주 전부터 타이레놀을 수십 개씩 사가려는 중국인이 매일 찾아온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중국인이 이전보다는 많이 줄었지만, 중국이 이번에 억제 정책을 풀면서 ‘마스크 대란’ 때처럼 감기약을 대량으로 사갈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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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 다수 거주하는 서울 구로동 내 약국 3곳에서는 “물량이 없어 문의대로 다 팔 수는 없지만 타이레놀 10~20개씩을 찾는 중국인이 많다”고 했다. 약사 이모씨는 “중국 내 가족들에게 전달하려는 용도로 10~20개씩 사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른 감기약 품귀 우려가 불거지자 보건복지부는 28일 사태 파악에 착수했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28일 중대본 회의에서 “감기약 등 국내 물자 수급과 방역 관리에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련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조치를 신속하게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한약사회도 지난 26일 전국 16개 시·도 지부에 “감기약을 판매할 때 적정량만 판매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민필기 대한약사회 약국이사는 “공급 부족 사태로 판매할 약도 없지만, 상황이 심각해진다면 판매 수량 제한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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