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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훈 ‘더 나쁜놈 잡는 나쁜놈’으로 돌아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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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젠틀맨’에서 의뢰를 100% 처리하는 흥신소 사장으로 나오는 주지훈. [사진 콘텐츠웨이브]

‘젠틀맨’에서 의뢰를 100% 처리하는 흥신소 사장으로 나오는 주지훈. [사진 콘텐츠웨이브]

“판타지 같은 이야기지만, 리얼리티가 살아있는 톤으로 가고 싶었어요. 그래서 제 캐릭터도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삼촌이나 옆집 아저씨, 아는 형처럼 살아있는 캐릭터로 구축하고자 했죠.”

현실적인 판타지. 모순적인 표현이지만, 어떤 이야기들은 분명 판타지인데도 현실적으로 와 닿는다. 올 연말 극장에 걸리는 유일한 범죄오락 영화 ‘젠틀맨’(28일 개봉)은 ‘나쁜 놈이 더 나쁜 놈을 잡는’ 현실적인 허구를 통해 쾌감을 선사하고자 하는 작품이다.

주연을 맡은 배우 주지훈은 캐릭터의 배에 왕(王)자 근육을 새길지 말지까지 고민하는 세심함으로 영화의 무게중심을 잡았다. 개봉 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이 영화는 허술하고 힘없는 자들이 거대한 힘에 맞서 이기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그 자체로 판타지적”이라며 “그럼에도 땅에 붙은 이야기로 느껴지게 하기 위해 리얼한 톤 앤 매너를 가져가려 했다”고 말했다.

신예 김경원 감독이 연출한 ‘젠틀맨’은 불법, 합법을 가리지 않고 의뢰받은 사건을 100% 처리하는 흥신소 사장 지현수(주지훈)가 우연히 검사로 오해받으면서 시작된다. 의뢰인이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기 위해 방문한 현장에서 납치 사건 용의자로 몰린 현수는 호송 도중 차량이 전복된 틈을 타 검사 행세를 하게 된다. 누명을 벗기 위해 납치 사건 진범을 찾아야 하는 현수는 진짜 검사 김화진(최성은)의 등장에 긴장하지만, 납치 사건의 배후에 부패한 검사 출신 재벌 권도훈(박성웅)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화진은 기꺼이 현수와 손을 잡는다.

진짜 검사와 가짜 검사의 아슬아슬한 공조 수사극으로 흘러가던 이야기는 몇 번의 반전을 거듭하며 거대한 악을 처단하는 통쾌한 케이퍼 무비로 완성된다. 진지한 범죄물과 유쾌한 코미디를 오가는 영화의 톤은 익숙한 듯 낯설고 진부한 듯 신선한데, 주지훈은 “리얼 톤과 판타지를 섞으려고 감독님이 노력하셨다는 게 대본에서부터 느껴졌다”고 돌이켰다.

‘젠틀맨’은 토종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가 오리지널 영화 콘텐트 확보를 위해 조성한 펀드를 통해 투자한 첫 번째 영화다. 영화 ‘신과 함께’ 시리즈, 넷플릭스 ‘킹덤’ 등 굵직한 흥행작의 주역인 주지훈의 스크린 복귀작으로는 규모가 작아 보이는 것도 사실이지만, 영화의 작은 규모에 끌렸다는 게 그의 솔직한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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