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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수 521일 옥살이 "신영복 책 섭렵…푸시업 300개씩 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28일 0시부로 복권 없는 사면이 이뤄져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를 나와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26일 수감된 지 521일 만이다. 송봉근 기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28일 0시부로 복권 없는 사면이 이뤄져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를 나와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지난해 7월 26일 수감된 지 521일 만이다. 송봉근 기자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징역 2년을 선고받아 복역 중 521일 만에 석방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는 교도소 안에서 고(故) 신영복 전 성공회대 교수가 쓴 책을 거의 모두 읽었다고 한다.

521일 수감 중 읽은 책만 200~300권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28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뉴스1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28일 오전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 참배 후 방명록을 작성하고 있다. 뉴스1

김경수 전 지사 주변인들에 따르면 김 전 지사는 창원교도소 수감 생활 중 독서를 열심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주변인들은 “김 지사가 하루 7~8시간 책을 읽었다”고 전했다. 수감 중 읽은 책만 200~300권에 달한다고 한다. 복역 기간이 521일인 점을 고려하면, 이틀에 1권꼴로 책을 읽은 셈이다. 주로 정치·사회·인문 분야 책이었다.

김 전 지사는 수감 초기에『감옥으로부터 사색』 등 신영복 전 교수의 대표 저서는 거의 모두 읽었다. 신영복은 육군사관학교 교관으로 근무하던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 연루 혐의(국가보안법)로 기소됐다. 그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간 수감 생활을 했다. 1964년 3월 한국에서 비밀지하조직인 ‘통일혁명당 창당준비위원회’가 조직됐는데 그 당시 주요 참가자는 김종태·김질락·이문규·신영복 등이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2018년 평창올림픽 행사에서 "신영복 선생은 존경하는 사상가"라고 했다.

김 전 지사는『나쁜 사마라인들』 등 쓴 경제학자 장하준,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미 정치철학자 마이클 샌델 책도 탐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8월 출간된 김훈 작가의 『하얼빈』도 민주당 관계자로부터 받아 읽었다.

‘盧 회고록’ 언급하며 “국민통합” 강조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8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김 전 지사 출소 후 첫 일정이다. 연합뉴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8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 묘역 참배는 김 전 지사 출소 후 첫 일정이다. 연합뉴스

김 전 지사는 수감 기간 다시 읽은 것으로 전해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회고록 『 성공과 좌절』, 윤태영 전 참여정부 청와대 연설기획비서관의 『 바보, 산을 옮기다』를 언급하며 “국민통합”을 강조했다. 김 전 지사는 퇴임한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봉하마을로 내려가 그를 보좌해 ‘마지막 비서관’으로 불렸다.

그는 지난 28일 오전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대통령 회고록을 다시 보면 가장 이루고 싶었던 게 국민통합이었다”며 “윤태영 비서관이 쓴 책에 보면 (노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중 국민통합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셨는지 잘 정리돼 있다”고 말했다.

아픈 뒤 운동도 열심…“팔굽혀펴기 300개 거뜬”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2021년 7월 26일 수감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특별사면으로 출소하며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2021년 7월 26일 수감된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지난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특별사면으로 출소하며 취재진에게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지사는 지난해 7월 창원교도소에 수감된 이후 건강에 문제가 생긴 뒤부터 운동 등 몸 관리에도 신경을 썼다고 한다. 그는 한쪽 다리에 봉와직염(세균 침범에 따른 염증 질환)으로 병원 치료도 받았다.

민주당 소속 한 경남도의원은 “처음에 다리 염증이 있었는데, 그것 나은 뒤에는 운동을 꾸준히 하시면서 몸을 가꾸셨다”며 “팔굽혀펴기를 하루에 300회 정도는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했다.

김 전 지사는 현재 서울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앞서 향후 계획을 묻는 취재진에게 그는 “가족과 시간을 보내면서, 생각을 정리해 기회가 되면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있는 경남 양산 평산마을 방문에 대해선 “새해가 되니까, 조만간 인사드리러 가야 되지 않겠습니까”라고 답했다.

김 전 지사는 출소 직후 "사면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국민의 힘 김기현 의원은 "대통령 선거를 조작했던 반(反)민주 중범죄자가 자신의 죗값에 대해 백번, 천 번 반성하고 사과해도 모자랄 지경인데, 마치 영웅처럼 행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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