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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TBS 직원 10명중 6명 "김어준 방송, 중립적이지 않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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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사진 TBS 홈페이지 캡처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사진 TBS 홈페이지 캡처

정치적 편향 논란이 끊이지 않던 TBS(교통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이하 뉴스공장)에 대해 TBS 직원 60% 이상이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 것으로 드러났다.

중앙일보가 28일 입수한 TBS의 ‘공정성 평가를 위한 내부 조사’ 자료에 따르면 ‘TBS에서 제공하는 방송 콘텐트가 어느 정도 공정하느냐’는 질문에 응답한 직원 53.1%가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반면 ‘공정하다’는 의견은 27%에 그쳤다. 또 ‘TBS가 공정성 확보를 위한 내부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느냐’는 질문엔 60%가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답해 ‘보유하고 있다’(21.9%)는 응답의 두 배를 훌쩍 넘었다.

이번 설문조사는 TBS가 여론조사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12~16일 라디오 제작본부와 보도본부 등 TBS 직원 21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조사에 응답한 TBS 직원 상당수는 언론으로서 TBS의 공적 기능과 관련한 질문에 부정적 응답을 내놨다.

특히, 그동안 TBS를 둘러싼 논란의 중심에 섰던 뉴스공장에 관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그랬다. 불편부당한 입장에서 내용을 전달하는지 묻는 ‘중립성’ 문항에 ‘전혀 그렇지 않다’(40.5%)와 ‘그렇지 않다’(22.3%)는 응답이 전체의 62.8%를 차지했다. ‘매우 그렇다’(7%)와 ‘그렇다’(13%)는 응답은 20%뿐이었다. 각 입장을 균형있게 전달하는지를 묻는 ‘균형성’ 문항에서도 ‘전혀 그렇지 않다’(38.1%)와 ‘그렇지 않다’(22.3%)는 응답이 전체의 60%를 차지해 ‘매우 그렇다’(7.9%)와 ‘그렇다’(14.9%)는 답변을 압도했다. 드러난 사실을 정확하게 확인한 뒤 방송하는지를 묻는 ‘사실성’ 문항에서도 부정적으로 답한 응답자가 43.3%로 긍적적으로 답한 응답자 34.5%보다 많았다.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캡처

김어준의 뉴스공장 유튜브 캡처

뉴스공장의 편향성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던 만큼 TBS 직원들은 ‘뉴스공장의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를 묻는 질문에 ‘편향성 시비 등의 논란’을 꼽는 비율이 59.9%로 압도적이었다. 다음으로는 ‘진행자의 독단’(21.9%), ‘출연자의 편향성’(10.2%), ‘방송 심의 관련 제제 등 규칙 위반’(4.4%), ‘언론탄압 등의 이슈’(3.6%)의 순서였다.

TBS 노사 동수가 참여한 ‘공정방송위원회’를 통해 진행된 이번 조사는 당초 공개를 전제로 진행됐다. 그러나 지난 16일 결과 집계 뒤 라디오제작본부 등 일부 조직에서 결과 공개를 막아서면서 지금까지 비공개됐었다. TBS 관계자는 “소수지만 기득권을 가진 자들이 (TBS) 대표 공석이라는 틈을 이용해 다수 직원들의 입장에 반하는 비민주적인 행위를 하고 있다”며 “소수의 기득권을 계속 유지시키고 새 대표가 할 수 있는 권한을 대폭 축소시키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방송인 김어준씨가 2016년 9월부터 진행한 뉴스공장은 20분기 연속 서울·수도권 라디오 청취율 1위를 기록하는 등 정량적 성적표로만 보면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동시에 “야권 진영과 지나치게 밀착됐다”는 불명예도 함께 얻었다. 지난 3·9 대선 때 김씨는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다스뵈이다’에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공개 지지해 논란을 빚었고, 그 여파로 뉴스공장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법정제재를 받기도 했다.

지난달 서울시의회는 TBS에 대한 서울시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조례안을 통과시켰고, 공정성 논란으로 노조에서 사퇴 요구를 받아 온 이강택 전 대표는 임기 만료(2023년 2월)를 석 달 앞둔 지난달 15일 건강상 이유로 사표를 냈다. 김씨 또한 올 연말 뉴스공장에서 하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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