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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비 2500원’ 공개하는 노조도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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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10월 12일 후드티 구입·제작 28만6384원’ ‘10월 26일 소식지 제작비 활동비 2500원’.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의 올(All)바른 노동조합이 지난달 2일 노조 인터넷 카페에 공개한 ‘10월 조합비 지출내역’ 중 일부다. 올바른노조 조합원은 서교공 내 젊은 직원(MZ세대)이 중심이다.

올바른노조는 조합비를 구체적으로 어디에 썼는지 ‘1원’ 단위까지 세세하게 적어놨다. 조합비 지출내역은 매월 초 엑셀 파일로 공개된다. 회계감사는 상·하반기 두 차례 실시하고, 역시 인터넷 카페에 올려 조합원들이 언제든 볼 수 있다.

또 올바른노조는 대다수 노조가 조합비를 정률 방식으로 거두는 것과 달리 정액으로 받는다. 이에 일반 조합원이라도 매월 걷히는 조합비 규모를 추산하는 게 가능하다. 송시영 올바른노조 위원장은 “(노조 집행부가) 회계를 투명하게 운용하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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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한국노총 국내 양대 노조의 회계처리가 ‘깜깜이’란 비판이 커지면서 젊은 노조의 투명 회계 운용이 주목받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내년부터 조합원 1000명 이상 대규모 노조, 산별노조 같은 연합단체는 재정 관련 서류를 조합원이 볼 수 있도록 비치해야 한다. 또 노조 회계감사는 전문 자격을 갖춘 회계감사원에 의해 1년에 두 차례 이상 받아야 한다. 회계감사 결과는 항목별로 정리해 공표된다.

일본·독일 노조는 회계 운용과 관련해 외부 공표 제도가 없는 반면, 미국 내 노조는 ‘노사 정보 보고 및 공개법’(1959년 제정)에 따라 연방정부에 회계 운용 상태를 매년 보고하게 돼 있다. 또 미국 노동부는 이를 홈페이지에 게재한다.

노동계 안팎에선 회계 공시 방안을 두고 우려도 나온다. 노조의 자주성이 침해될 수 있단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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