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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미래세대 위한 사회적 투자와 상속의 문화를 만들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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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면

전문가들 “심각한 청년 문제, 세대 간 연대를 통해 풀어야” 조언

2022년 한국 리서치가 발표한 ‘다른 세대를 바라보는 시선의 차이’ 보고서에 따르면 20~30대의 80% 이상이, 60대에서는 90% 이상이 세‘ 대 차이를 느낀다’고 응답했다.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청년들이 느끼는 불평등과 불안감의 일부 원인은 한국 사회의 압
축성장 시기 사적인 자본 축적이 가능했던 기성세대와의 비교를 통한 상대적 박탈감에서 온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의 청년들이 겪는 고용 취약성, 높은 주거비용 등은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으로 더욱 가중됐다. 또한 2021년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고독사가 2017년 이후 3년간 40대 미만 청년층에서 약 62% 급증했다. 한국 사회의 높은 자살률 역시 청년층에서 부각되고 있다. 이처럼 청년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기성세대 사이에서 사회적 역할론이 대두되고 있다. 청년활동을 지지하고 소통하는 지지집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병권 사회혁신연구가는 “이제는 보이지 않는 손이 세대 간의 형평성이나 공정성을 만들어주지 않기 때
문에 기성세대가 다음 세대를 위한 역할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영국의 사회적 상속 운동을 비롯해 미국의 벤처 필란트로피 등 해외에서는 일찍이 기성세대가 중심이 돼 청년세대를 지원하고 자본을 축적하는 노력을 해왔다. 국내에서도 1970년대 유한양행 창업자인 고(故) 유일한 박사가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고, 한샘 조창걸 명예회장이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보유 주식을 공익재단에 기부하기도 했다. 그러나 광범위한 세대 간 연대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이은애 사단법인 씨즈 이사장은 “고도성장기에 자산축적을 이루며 정치민주화의 주역이 됐던 40~60대가 미래 세대를 위한 사회적 투자와 상속의 문화를 만들어 가야 한다”고 말했다.

미약하지만 새로운 움직임도 있다. 청년주택을 지원하는 ‘터무늬있는집’은 시민들의 자본을 모아 청년들이 사는 주택을 마련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출자자의 상당수가 40~50대다. 기성세대가 힘을 모아 후배 청년들의 주거난 해소에 나선 사례다. 올 1월 창립한 ‘60+기후행동’은 60~70대 회원이 주축이다. 유산의 10%를 기후위기 대응기금으로 마련하고 기후활동가들 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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