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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본, 용산소방서장 영장 신청에…검찰 "보완수사하라" 요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태원사고 특별수사본부에 재소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이 지난 26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이태원사고 특별수사본부에 재소환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서부지검은 28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게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를 적용해 경찰이 지난 27일 신청한 구속영장에 대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손제한 경무관·특수본)가 이태원 참사 후 처음으로 소방에 사고 예방과 구조 실패의 책임을 물으려 했지만 1차 관문인 검찰에 가로막힌 것이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이태원 참사 직후 현장에 도착하고도 40여분간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아 '골든 타임'을 낭비해 피해를 키웠다며, 당시 최 서장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을 구속영장신청서에 첨부했다. 특수본에 따르면 최 서장은 오후 10시 30분쯤 압사 사고가 발생한 해밀턴 호텔 옆 골목길에 도착했다. 오후 11시쯤 사고현장을 지켜보는 최 서장 앞에서는 용산경찰서·용산소방서 직원 뿐 아니라 외국인들이 시민들을 구조하고 있었다.

최 서장은 현장 도착 후 38분이 지난 오후 11시 8분 골목길 반대편에 도착해 지휘권을 선언, 무전으로 현장을 지휘했다. 특수본은 최 서장이 현장 도착 후 즉시 대응 3단계를 발령하거나 긴급구조통제단장으로서 구조 인력을 서둘러 동원했다면 희생자 규모를 절반까지도 줄였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수본 관계자는 지난 27일 브리핑에서 “전문가의 심폐소생술(CPR)이 더 많이 이뤄졌거나 매뉴얼에 따른 응급환자 분류가 정확히 이뤄졌다면 한 명이라도 더 살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반면에 검찰은 최 서장의 지휘 판단이 적절했는지, 구조 지시 지연이 피해와 어떻게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등을 입증할 사실 관계 보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특수본에 전달했다. 법원을 설득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취지다.

특수본은 지역 기관장들을 업무상과실치사상 공동정범으로 보고 법리를 구성해 수사 중인 만큼, 보완수사를 거쳐 최 서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할 방침이다. 특수본은 앞서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과 박희영 용산구청장 등 재난대응에 책임이 있는 다른 지역 기관장들은 차례로 구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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