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Interview
이직판, 평판으로 흔든다
윤경욱 스펙터 대표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정현종 시인은 시 ‘방문객’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람을 다루는 HR(human resource·인적 자원)도 그렇다. 조직에 새 사람이 오는 건 어마어마한 일. 지원자의 이력서로 과거와 현재를 파악하고, 면접에선 그가 합류한 회사의 미래를 그려 본다.
그런데 그렇게 공들여 뽑은 이가 ‘오피스 빌런’(동료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었거나 ‘컬처 핏’(조직문화와 채용 대상자 간 적합성)이 어긋나는 경우라면? 채용 실패다. 능숙한 자기 PR 뒤에 감춰진 모습을 알아채지 못한 건 임원들의 면접 능력 부족이었을까. 이 고민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기업도, 개인도 없다.
인재 검증 플랫폼 ‘스펙터’ 윤경욱(37) 대표는 기업들의 이런 고민과 연간 1200만 명에 달하는 이직자 통계에서 기회를 봤다. 2020년 스펙터를 창업한 그는 “이력서와 20~30분의 면접만으로 합격이 결정되는 건 불공정하다. 이직 시장의 판을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스펙터는 알음알음 구전되던 채용 지원자들의 평판 정보를 스펙터는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들고, 지원자와 같이 일해 본 사람들이 쓴 평판 정보로 기업의 인재 검증을 지원하고 있다. 윤 대표는 서비스 시작(2021년 1월) 2년 만에 스펙터를 2000개 기업, 이용자 5만 명이 쓰는 서비스로 키웠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 과학기술회관 공유오피스에 있는 스펙터 사무실에서 윤 대표를 만났다. 친한 동료들이 작성한 평판을 유료로 파는 서비스, 믿어도 될까. 남의 평판 정보를 모으는 이 플랫폼, 믿을 만한가. 이런 질문과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