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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달간 7차례 살인 시도…제주 식당 대표 살해범 '끈질긴 공모'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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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마크. 사진 JTBC 캡처

경찰 마크. 사진 JTBC 캡처

제주 유명 식당 대표 살인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 박모씨가 피해자 소유 업체의 운영권을 가로채기 위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직접 식당 대표를 살해한 김모씨는 돈 때문에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동부경찰서는 28일 제주 살인사건 관련 브리핑에서 "박씨는 피해자 소유 업체 운영권을 얻기 위해 지난 6월쯤 범행을 계획했다"며 "김씨는 박씨의 지시를 받고 9월부터 7차례에 걸쳐 범행을 시도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50대 여성 A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씨는 지난 16일 낮 12시 12분쯤 제주시 오라동의 피해자 집에 침입했다.

김씨는 피해자 A씨와 가깝게 지낸 박씨와 공모해 피해자 주거지 현관을 비추는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피해자 주거지 현관 비밀번호를 알아냈다.

김씨는 같은 날 오후 3시 2분쯤 귀가한 피해자를 넘어뜨린 후 집에 있던 둔기를 이용해 살해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 아내 이모씨는 피해자 동선을 파악해 계속해서 김씨에게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씨는 범행 뒤 피해자의 집에서 휴대전화와 명품가방, 현금다발을 훔쳐 오후 3시 19분쯤 현장에서 빠져나왔다.

김씨는 이후 택시를 타고 용담 해안도로에 내려 챙겨온 신발과 옷을 모두 갈아입고 다시 택시를 탄 뒤 제주동문재래시장 인근에서 하차했다.

김씨는 10여분간 시장에서 배회하다가 대기하던 아내 이씨의 차를 타고 제주항으로 가 차량을 완도행 배편에 싣고 제주도를 벗어났다.

김씨는 훔친 명품가방과 현금다발을 경남 양산에 있는 자신의 차량에 숨겨둔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난 9월부터 총 7차례에 걸쳐 범행을 시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는 세 차례에 걸쳐 피해자 식당 주변에서 고의 교통사고를 내 피해자를 다치게 하려다 실패했다. 지난달 10일에는 귀가하는 피해자를 폭행하려다 우연히 지나가던 순찰차를 보고 도주했다.

지난달 29일에도 박씨가 알려준 현관 비밀번호를 이용해 피해자 집에 침입해 범행하려고 했지만 비밀번호가 틀려 범행에 실패했다.

결국 김씨는 지난 5일 퀵서비스 기사로 위장, 피해자 집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비밀번호를 알아냈고, 16일 범행을 저질렀다.

박씨는 피해자와 2018년 우연히 알게 돼 가까워졌지만 최근 피해자에게 빌린 억대의 돈을 갚지 않아 사이가 나빠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자신의 토지와 피해자 식당 부지, 식당 건물을 공동으로 근저당을 설정해 수십억을 대출받았고, 피해자가 사망하면 이를 이용해 운영권을 뺏으려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는 박씨에게 사전에 3500만원을 받았으며, 범행 후 빚 2억원을 갚아주고 식당 분점 하나를 운영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제안에 넘어가 범행에 가담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은 이날 피의자들의 혐의를 강도살인으로 변경해 검찰에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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