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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면, 받고싶지 않은 선물이었다" 521일 만에 출소한 김경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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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재수감 521일 만에 출소한 김경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사진 가운데)가 28일 0시부로 복권 없는 사면이 이뤄져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를 나와 정문 앞에서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송봉근 기자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사진 가운데)가 28일 0시부로 복권 없는 사면이 이뤄져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를 나와 정문 앞에서 지지자들을 만나고 있다. 송봉근 기자

“이번 사면은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이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가 28일 0시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나와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해 7월 26일 창원교도소에 재수감된 지 521일 만에 세상 밖으로 나왔다. 윤석열 정부는 전날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김 전 지사를 포함했다.

앞서 김 전 지사는 2017년 대통령 선거 당시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에 가담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로 지난해 7월 대법원에서 징역 2년이 확정, 복역 중이었다. 실형이 선고된 1심 재판에서 법정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다가 77일 만에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이후 유죄 확정으로 창원교도소에 재수감됐다.

김 전 지사는 교도소 문밖으로 나와 “(이번 사면에 대해)개인적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원하지 않는 선물이라 고맙다고 말할 수 없고, 돌려보내고 싶어도 돌려보낼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면이) 국민 통합을 위해서라고 하는데 통합은 우격다짐이나 일방통행으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는 걸 국민이 더 잘 알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정치는 우리 사회 갈등과 대립을 완화하고 사회적 합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제가 그동안 (창원교도소에서) 가졌던 성찰의 시간이 앞으로 대화와 타협, 사회적 합의를 통해 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더 성찰하겠다”고 말했다.

김 전 지사는 출소 후 첫 공식 일정으로 28일 오전 10시쯤 경남 김해 봉하마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지자 100여명, 출소 기다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지지자들이 28일 0시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 앞에서 신년 특별사면으로 출소를 앞둔 김 전 지사를 응원하고 있다. 뉴스1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지지자들이 28일 0시쯤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 앞에서 신년 특별사면으로 출소를 앞둔 김 전 지사를 응원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창원교도소 앞에는 임종석 전 문재인 대통령 비서실장, 민홍철·김정호 국회의원, 허성무 전 창원시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100여명이 모였다. 김 전 지사가 출소하기 2시간 전부터 기다린 이들은 “김경수는 무죄다”라고 외쳤다.

임 전 실장은 “이번 사면은 김경수 지사의 인격과 순정에 대한 모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김정호 의원은 “더 단단하게 담금질 돼 나온 김경수와 함께 나아가겠다”고 외쳤다. 경찰은 이날 창원교도소 앞의 혼잡한 상황을 대비, 기동대 1개 중대(약 90명 경력)를 창원교도소 앞에 배치했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2021년 7월 26일 재수감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특별사면으로 출소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2021년 7월 26일 재수감된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28일 경남 창원시 마산회원구 창원교도소에서 특별사면으로 출소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7년 12월까지 피선거권 제한

김 전 지사는 복권 없이 사면됐다. 당초 그의 형기 만료일은 2023년 5월이었다. 이번 사면으로 잔여 형기 5개월이 면제됐다. 복권이 안 된 김 전 지사는 2027년 12월28일까지 5년 동안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에 따라 2024년 4월 국회의원 선거(총선), 2026년 6월 지방선거(지선), 2027년 3월 대통령 선거(대선) 등 선거에 나올 수 없다.

한편 윤석열 정부는 김 전 지사를 비롯한 1373명을 28일 자로 특별 사면(복권·감형 등 포함)했다. 여기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 9명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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