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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지청장이 직접 연락했어야" 이재명 측, 檢과 예우 신경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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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남 장흥군 장흥축산농협 회의실에서 열린 농업인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일단 28일에는 출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27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전남 장흥군 장흥축산농협 회의실에서 열린 농업인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았지만, 일단 28일에는 출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연합뉴스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소환 예정일을 코앞에 두고 검찰과 협의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이 대표 측은 검찰에 “예우를 갖추라”고 요구하고, 검찰은 “충분히 갖췄다”고 반발하면서 ‘예우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검찰 “아무 반응 없다가 이제서야…”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그동안 검찰 소환 통보에 묵묵부답이던 이 대표 측은 이날 수사를 맡은 수원지검 성남지청 측과 출석 일정 등에 대해 협의를 시작했다. 검찰 관계자는 “일주일 전부터 협의대상자를 알려달라고 했는데 이제서야 정해준 것”이라며 “(이 대표 측) 구체적인 내용을 확인해주긴 어렵지만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안호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28일엔 검찰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대표 측은 검찰에도 이런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28일 광주광역시에서 열리는 ‘검찰 규탄 장외집회’ 등의 일정이 있어 성남지청의 소환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대표 측과 검찰의 협의는 ‘예우’와 관련한 신경전으로 비화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 측은 “검찰이 소환을 통보하는 과정에서 제1야당 대표에게 예우를 갖추지 않았다”고 불만을 나타낸다.

이재명 측 “지청장 정도는 연락해야”…검찰 “황당”

검찰 관계자는 지난 22일 “전날(21일) 성남지청 형사3부 유민종 부장검사가 유선으로 이재명 의원실에 연락했고, 의원실 안내에 따라 당대표실 관계자와 통화해 소환일시를 통보했으며, 구체적인 조사 일정을 협의할 담당자를 알려달라고 했다”고 과정을 설명했다. 또 “전화 연락 외에 금일(22일) 오전에도 당대표실 팩스 및 특급등기우편(당대표실·의원실)으로 출석요구를 전달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 측은 이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구체적인 통화 내용을 따져 보면 예의 없는 일방적 통보”라고 반발하고 있다. 검찰사건사무규칙 위반이라는 말도 나온다. 이 규칙 36조 4항을 보면 ‘검사는 피의자에게 출석요구를 하려는 경우, 피의자와 조사의 일시·장소에 관하여 협의해야 하고, 변호인이 있는 경우에는 변호인과도 협의’하도록 돼 있다. ‘일방적 통보’는 협의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 대표의 한 측근은 “(수사를 직접 하는) 부장검사가 아니라 성남지청장이 당대표 비서실장에게 연락해 예우를 갖춰 말할 수도 있는 거 아닌가”라고 했다.

검찰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검찰 간부는 “‘28일에 소환하려고 하니 일정 협의할 담당자를 정해 달라’고 일주일 전부터 요청했는데, 아무 답이 없어서 원칙대로 통보한 것”이라며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과거 검찰에선 피의자의 사회적 지위에 따라 소환 조사를 할 때 티타임, 출입증 배부, 검사전용 엘리베이터 탑승 등의 편의를 제공하는 관행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예우가 수사의 공정성 논란을 살 수 있어 피하는 추세라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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