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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억 확진 쓰나미' 中, 공장 돌릴 손도 없다…설 조기휴가 돌입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24일 중국 상하이 훙차오 기차역 대합실에서 다음달 22일인 춘절(중국설)에 앞서 미리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귀성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24일 중국 상하이 훙차오 기차역 대합실에서 다음달 22일인 춘절(중국설)에 앞서 미리 고향으로 돌아가려는 귀성객들이 열차를 기다리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지난 7일 중국 당국의 방역 완화 10개조 발표 이후 지금까지 약 4억명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으로 파악되는 가운데 중국 내 ‘확진자 쓰나미’에 공장을 돌릴 일손과 주문이 급감하면서 ‘사상 최장기 춘절(중국설) 휴가’가 임박했다고 홍콩 성도일보가 26일 보도했다. 광둥(廣東)·저장(浙江)·산동(山東) 등의 기업 가운데 약 60%가 이달 말 가동을 멈추고 다음 달 말까지 조기 설 휴가에 들어갈 것이란 전망이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 기가팩토리 전경. 바이두 캡쳐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 기가팩토리 전경. 바이두 캡쳐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의 상하이 공장은 이미 지난 주말 가동을 멈췄다. 로이터통신은 25일(현지시간) 테슬라 내부 통지와 복수의 소식통 전언을 근거로 테슬라 상하이 공장이 지난 24일 토요 근무를 취소하고 직원에게 휴가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이달 마지막 주 생산을 잠시 중단할 예정이었던 테슬라 상하이 공장이 휴가를 앞당긴 셈이지만 구체적인 이유는 발표하지 않았다. 다만 테슬라 공장과 협력업체 직원 상당수의 코로나19 감염이 주요 이유로 꼽힌다. 테슬라의 세계 2대 시장인 중국의 경기 불황과 연말 보조금 중단에 따른 재고 증가도 공장을 멈춘 이유 중 하나로 분석된다.

확진자 급증에 따른 현장 노동력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상하이시 정부는 팔을 걷고 나섰다. 24일 밤 상하이 인민정부 판공청은 ‘고용 안정과 노동자 지원 정책’을 발표하고 25일부터 2023년 1월 27일까지를 고용안정기간으로 지정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과 우편 택배 직원의 출근율을 높이기 위해 근무자당 매일 60위안(1만1000원)의 보조금을 제공하고, 신정과 춘절 공식 휴일 근무자에게는 하루 150위안(2만7000원)을 지급한다. 재원은 시와 구(區) 정부가 공동 부담하도록 했다.

확진자 가운데 무증상 환자나 증상이 경미할 경우에는 코로나19 방호를 전제로 출근해 근무하도록 권장했다. 외지 노동력의 유출과 미귀환에 따른 일손 부족을 막기 위해 연휴를 상하이에서 보낼 경우에는 선물이나 영화·유명관광지 티켓을 무료로 제공한다. 또 연휴 후 상하이 복귀를 지원하는 ‘봄바람(春風) 행동’ 계획도 수립했다. 오는 1월 28일부터 2월 5일까지 전세 귀성 차량 비용의 50%를 정부가 지원한다.

26일자 홍콩 성도일보 1면에 저장성 하루 신규 확진자 100만명, 전국에서 4억명이 감염됐다는 기사를 머릿기사로 편집했다. 사진 성도일보 캡쳐

26일자 홍콩 성도일보 1면에 저장성 하루 신규 확진자 100만명, 전국에서 4억명이 감염됐다는 기사를 머릿기사로 편집했다. 사진 성도일보 캡쳐

확진자 쓰나미는 중국의 수출에도 심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쉬팡펑(徐方鵬) 중국·멕시코무역유한공사 대표는 “해마다 연말이면 수출 제품 납기가 모두 불안정하지만 코로나 영향을 받은 올해 상황은 특히 엄중하다”며 “23일까지 해외 고객에게 납품할 트레일러 2개 분량의 주문을 수주한 전국 7개 도시 공급상이 모두 연기를 통보해왔다”고 경제지 차이신(財新)에 말했다.

설 연휴 기간 있곤 했던 물류 중단도 앞당겨졌다. 내수에 민감한 중국 페인트 업계의 한 커뮤니티에는 “최근 각지에서 물류가 멈춰 배송 일시 보장이 어려워지고 귀향 인파가 예년보다 일찍 시작됐다. 조기 연휴 이유로 주문이 없고 공사장도 완전히 가동되지 않으며 무엇보다 각지 물류가 코로나 확진 영향을 받아 절반 가까이 중단됐다”는 긴급 통보문이 게시됐다. 광저우의 한 물류 기업은 2023년 1월 1일부터 30일까지 설 휴가에 들어간다며 마지막 트럭이 1월 31일에 출발한다는 통지를 올렸다.

한편 12월 들어 확진자 급증으로 중국의 인구 이동과 소비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등 경제적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6일 보도했다. 8개 자체 지표를 분석한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지난 22일 베이징 지하철 이용 횟수는 360만 명으로 2019년 같은 날보다 70% 감소했으며, 이달 교통 혼잡도는 2021년 1월의 30% 수준에 불과했다. 충칭·광저우·상하이·톈진·우한 등 다른 대도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으로 올해 급증했던 자동차 판매도 11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 이달 1~20일 한국의 대중국 수출이 27% 가까이 감소한 것은 스마트폰 등 전 세계 업계 불황으로 하락세를 이어온 중국 반도체 수요가 약세임을 보여준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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