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품은 리모와 수트케이스의 무한 확장 [더 하이엔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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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 올해 연말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코로나 19로 잃어버렸던 연말의 즐거움과 따뜻함을 되찾아주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명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실제 소비로 이어지는 요즘. 홀리데이 시즌을 맞아 주목해야 할 하이엔드&럭셔리 제품들을 모아 7회에 걸쳐 소개하는 '홀리데이 럭셔리 투어'를 진행합니다. 〈편집자 주〉

홀리데이 럭셔리 투어⑥
아트가 된 리모와 수트케이스

지난 11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리모와의 전시 'AS SEEN BY' 포스터. 사진 리모와

지난 11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리모와의 전시 'AS SEEN BY' 포스터. 사진 리모와

독일 프리미엄 수트케이스 브랜드 리모와는 120여년이 넘는 긴 시간 동안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본체에 기다랗게 파인 홈(그루브) 여러 개가 배치된 수트케이스는 오랜 시간 변치 않는 리모와의 상징이 됐다. 독일 항공사 융커스의 비행기에서 영감을 받아 세계 최초로 만든 리모와의 알루미늄 수트케이스는 가벼움은 물론 고온 등에도 끄떡없는 내구성으로 여전히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사진작가와 영화감독 등 여행이 잦은 예술가들이 리모와 제품을 즐겨 쓰면서 일찌감치 프리미엄 수트케이스 반열에 올랐다. 지금은 많은 여행가방 브랜드에서 사용하는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도 2000년 리모와가 처음으로 사용한 것이다.

팬데믹이 불태운 예술혼, 알루미늄 수트케이스의 무한 확장
2020년 촉발된 코로나 19 팬데믹은 전 지구촌 사람들의 일상을 멈추게 했다. 팬데믹 초반 세계 곳곳에서 이뤄진 봉쇄조치(Lock down, 락 다운)로 여행자들의 발길은 꽁꽁 묶였다. 리모와는 이 시기를 자신의 브랜드 정체성을 살려 조금 특별히 기억하고자 시도했다. 이미 팬데믹 이전부터 신진 또는 유명 아티스트 발굴과 확장에 노력을 기울여온 리모와는 자신의 대표 수트케이스와 그 원자재를 활용한 특별한 전시 ‘As Seen By’를 기획했다.
리모와는 전 세계적으로 창의성으로 주목받고 있는 아티스트들에게 브랜드의 정체성이라 할 수 있는 알루미늄 수트케이스의 원자재와 부속품, 수트케이스 그 자체를 마음껏 변주할 수 있도록 했다.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산업 디자이너에 이르는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이 재료를 가지고 각자의 독특한 시각과 개성을 살려 가방을 넘어선 예술 작품을 만들어냈다. 이 결과물은 2021년 10월 프랑스 파리를 시작으로 미국 마이애미, 대한민국 서울, 홍콩, 중국 베이징, 이탈리아 밀라노 등 7개 도시를 거쳐 전시됐다.

베를린의 전시장 풍경. 오현석 작가의 '지게' 작품이 보인다. 사진 리모와

베를린의 전시장 풍경. 오현석 작가의 '지게' 작품이 보인다. 사진 리모와

올해 4월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전시. 공장지대인 성수동 특유의 분위기와 맞물려 더 인상적인 전시가 됐다. 사진 리모와

올해 4월 서울 성수동에서 열린 전시. 공장지대인 성수동 특유의 분위기와 맞물려 더 인상적인 전시가 됐다. 사진 리모와

리모와 X 9인의 한국 작가. 이들이 만든 시너지
‘As Seen by’ 전시 대장정의 마지막은 지난 11월 베를린에서 이뤄졌다. 세계의 주요 도시를 여행한 리모와의 아트 피스들은 브랜드의 본고장인 독일로 회귀해 전시를 마무리했다. 특히 이번 전시 참여 작가 중에서 한국 국적을 가진 작가가 가장 많았다는 것은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전시에 참여한 한국 작가는 9명으로 60개의 전시 작품 중 10개의 작품을 출품했다. 지난해 10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첫 전시에 함께한 손동훈(Atelier Sohn), 택모사(Texmosa), 오현석(Niceworkshop) 작가를 비롯해 올해 4월에 열린 서울 전시에는 강재원, 김준수, 김현희, 이광호, 이시산, 최원서 작가가 새로이 참여했다. 이들 9인의 작품은 모두 베를린 전시에 함께 했다.

김현희 작가와 한국 전통가구 머릿장과 리모와의 알루미늄 소재 특색이 결합된 김 작가의 작품. 사진 리모와

김현희 작가와 한국 전통가구 머릿장과 리모와의 알루미늄 소재 특색이 결합된 김 작가의 작품. 사진 리모와

김현희 작가는 한국의 전통가구 ‘머릿장’과 리모와의 특색을 적절히 결합했다. 머릿장은 귀한 물건을 보관했던 가구이다. 리모와 수트케이스와 머릿장의 공통적인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소중한 물건을 지켜주는 캐비닛'이라는 메시지를 현대적인 느낌으로 재해석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머릿장 소재인 나무 대신 투명 아크릴을 사용했고, 튼튼하고 가벼운 리모와 수트케이스를 이용해 꾸몄다.

오현석 작가와 그루브 패턴으로 조형된 알루미늄 소재로 만든 작품 '지게'. 사진 리모와

오현석 작가와 그루브 패턴으로 조형된 알루미늄 소재로 만든 작품 '지게'. 사진 리모와

NICEWORKSHOP (오현석) 작가는 프랑스 파리 전에서 ‘의자’를, 서울 전시에서 ‘지게’를 선보였다.‘Jigae’(지게)는 한국에서 짐을 나를 때 사용했던 전통적인 운반 도구로, 주로 나무와 지푸라기로 만들어졌다. 등받이가 알파벳 ‘A’의 형태라 해외에서는 ‘A-Frame Carrier’라고 불리기도 한다. 단순한 구조지만 어떤 물건도 거뜬하게 실어나를 수 있을 정도로 안정감이 있다. 기술 발전으로 지금이야 예스러운 물건이 됐지만, 작가는 리모와 수트케이스의 소재인 알루미늄 등 현대적 재료를 활용해 새 숨결을 불어넣었다.

이광호 작가가 만든 거대한 알루미늄 목걸이 작품. 사진 리모와

이광호 작가가 만든 거대한 알루미늄 목걸이 작품. 사진 리모와

이광호 작가는 리모와 수트케이스와 알루미늄 판재를 이용해 거대한 목걸이를 만들었다. 지난 여행의 추억을 고스란히 새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리모와 알루미늄 수트케이스 자체가 거대한 목걸이의 팬던트로 연출됐다. 리모와 수트케이스는 하나의 액자이며, 그 안에 있는 거울은 관람객 자신을 비추게 된다.

택모사 작가와 다프트 펑크의 히트곡 '갯 럭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 사진 리모와

택모사 작가와 다프트 펑크의 히트곡 '갯 럭키'에서 영감을 받아 만든 작품. 사진 리모와

TEXMOSA(택모사) 작가는 일렉트로닉 듀오 뮤지션 다프트 펑크의 히트곡 '갯 러키(Get Lucky)'에 영감을 받아 리모와 실버 수트케이스에 알루미늄 장식을 부착, 하나의 작품을 창조했다. 작가의 고향 부산 해운대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의 화려한 이미지도 함께 표현하고자 했다. 작가가 영감 받은 다프트 펑크와 리모와의 인연은 남다르다. 리모와는 다프트 펑크와 협업해 ‘Ingenieurskunst(엔지니어링의 예술)’ 캠페인도 하고 있다. 강렬한 비트가 특징인 다프트 펑크의 노래 ‘어라운드 더 월드(Around The World)’를 배경으로 리모와 가방의 제작 과정을 역동적인 영상에 담기도 했다.

김준수 작가와 알루미늄을 CNC(컴퓨터화된 제조 프로세스) 가공해 만든 작품. 사진 리모와

김준수 작가와 알루미늄을 CNC(컴퓨터화된 제조 프로세스) 가공해 만든 작품. 사진 리모와

김준수 작가는 리모와 수트케이스와 동일한 소재인 알루미늄을 CNC(Computerized Numerical Control, 컴퓨터화된 제조 프로세스) 가공, 그루브 디자인을 표면에 음각(안으로 들어가게 새기는 것)한 작품 ‘Element of sense(감각의 요소)’를 선보였다. 1개의 모터 축이 움직이고 이에 따라 6개의 프리즘이 움직이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감각을 통해 느낀 감정으로 찰나의 순간을 기억에 담는다’는 의미를 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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