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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추리하고, 관객이 연기…연말 무대위 색다른 러브스토리 3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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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이프덴'. 주인공 엘리자베스(가운데)가 하는 사소한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 과정을 여러 버전의 인생을 한무대에 교차하며 보여준다. 사진 쇼노트

뮤지컬 '이프덴'. 주인공 엘리자베스(가운데)가 하는 사소한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는 과정을 여러 버전의 인생을 한무대에 교차하며 보여준다. 사진 쇼노트

연말 단골 메뉴인 발레 ‘호두까기 인형’부터 뮤지컬 ‘영웅’ ‘물랑루즈’ ‘스위니토드’ 등 대작이 넘쳐나는 12월 공연계, 화려한 홍보 없이 입소문으로 관객이 끊이지 않는 작품들이 있다. 로맨스‧추리 뮤지컬부터 독백극까지, 한겨울 얼어붙은 마음을 녹여줄 다채로운 장르의 사랑 이야기 3편을 엄선했다.

* 연출 | 주인공 트리플 캐스팅 | 장르 | 공연장 | 공연일정

그때 그 남자와 만났다면…로맨스 인생극장 ‘이프덴’

성종완 | (엘리자베스)정선아, 박혜나, 유리아 | 뮤지컬, 로맨스 |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 12월 8일~내년 2월 26일

뮤지컬 '이프덴'. 사진 쇼노트

뮤지컬 '이프덴'. 사진 쇼노트

어떤 이야기: 한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한다. 갓 이혼한 39세 뉴요커 엘리자베스는 오랜만에 만난 대학 친구와의 거리 시민운동, 새 이웃 친구와의 기타 공연 관람 중 한쪽을 선택한다. 이후 엘리자베스의 180도 다른 두 가지 사랑과 삶이 한 무대에 교차하며 펼쳐진다.
이런 분께 추천: 답을 정해 놓고 살아온 안전한 인생이 지겹거나, 본능에 충실한 선택의 결과가 어떨지 대리 체험해보고 싶다면. 주인공 엘리자베스 뿐 아니라 주변 친구들의 연애사가 생생한 뉴욕 풍경을 무대로 지루할 틈 없이 교차한다. ‘프렌즈’ ‘섹스 앤 더 시티’ ‘앨리의 사랑 만들기’ 등 미국 시트콤을 즐겨본 관객에게도 추천.
알고 보면 이득: 위기의 가족 심리를 섬세하게 그린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로 퓰리처상‧토니상을 차지한 극작‧작사가 브라이언 요키, 작곡가 톰 킷 콤비가 2014년 브로드웨이에 처음 선보인 작품. 디즈니의 ‘겨울왕국’ 주제가 ‘렛 잇 고’를 부른 뮤지컬 배우 이디아 멘젤이 당시 엘리자베스 역을 맡아, OST가 그해 브로드웨이 앨범차트 1위에 올랐다. 한국은 이번이 초연.

죽음의 그늘 비춘 100만개 쪽지,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

오경택 | (나)이창훈, 김아영, 정새별 | 연극, 드라마 | 의정부 아트캠프 | 12월 22~25일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 이날 공연 주연을 맡은 배우 이창훈이 극중 배역을 맡긴 관객과 객석에 앉아 호흡 맞추는 모습이다. 사진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 이날 공연 주연을 맡은 배우 이창훈이 극중 배역을 맡긴 관객과 객석에 앉아 호흡 맞추는 모습이다. 사진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어떤 이야기: 아이스크림‧물총싸움‧밤에 몰래 TV 보기…. 우울증을 앓는 어머니를 위해 7살 주인공 ‘나’가 자신을 기쁘게 하는 것들을 써내려간 목록이다. 주변 사람들까지 가세한 목록이 100만개가 되는 사이 어른이 되고, 대학에 가 첫사랑을 하고, 실연하고, 아버지를 이해해가며 ‘나’의 일생이 배우 한 명의 독백으로 진행된다. 죽음의 그늘에서 어머니를 건지려 발버둥 친 자식이자, 나중엔 그 자신을 구하려 애썼던 한 사람의 이야기가 일생의 소소한 기쁨을 적어둔 수십만장 쪽지와 엇갈린다. 관객이 극 중 인물로 참여하게 되는 인터랙티브 연극.
알고 보면 이득: ‘렁스’ ‘1984’로 이름난 영국 극작가 던컨 맥밀란이 2013년 영국 초연 후 미국‧프랑스‧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투어로 선보인 대표작. 2016년 HBO에서 공연 실황 다큐멘터리가 나오기도 했다. 한국에선 2018‧2021년에 이어 올해가 세 번째. 지난 15~18일 LG아트센터 서울 개관 페스티벌 마지막 작품으로 공연됐다.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 사진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연극 '내게 빛나는 모든 것'. 사진 크리에이티브테이블 석영

이런 분께 추천: 스스로 배역이 되어 극 속 이야기와 호흡하고 싶은 관객이라면. 관객이 극 중 ‘나’의 아버지‧수의사‧첫사랑‧밴드 멤버‧대학교수 등이 되어 배우가 제시한 상황에 맞춰 자유롭게 호흡을 맞춘다. 그날의 주연 배우가 공연 전 미리 객석에서 대화하며 눈여겨봐 둔 관객에게 도움을 청하는 방식. 정해진 대사 없이 관객이 툭, 던진 한마디가 그날의 공연을 울리고, 웃긴다는 얘기다. 주연 배우의 열연과 우연이 낳은 감정의 여운이 의외로 깊고도 길다.

천재 수학자 vs 물리학자, 뮤지컬 추리극장 ‘용의자 X의 헌신’

정태영 | (이시가미)최재웅, 김종구, 조성윤 (유카와)이지훈, 박민성, 오종혁 | 뮤지컬, 추리 | 한전아트센터 | 11월 26일~내년 1월 29일

뮤지컬 '용의자X의 헌신'. 사진 메타씨어터, 신스웨이브

뮤지컬 '용의자X의 헌신'. 사진 메타씨어터, 신스웨이브

어떤 이야기: 한 남자가 살해된 채 발견되고 이혼 후 딸과 단둘이 살던 전 부인이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다. 모녀의 이웃에 사는 천재 수학자 이시가미는 궁지에 몰린 모녀를 자기만의 방법으로 돕기 시작한다.
이런 분께 추천: 일본 추리 거장 히가시노 게이고의 2006년 나오키상 수상작. 그의 소설 단골 주인공인 천재 물리학자 유가와와 대학 친구 이시가미의 정교한 살인 수식 대결이 궁금한 관객. 냉철한 두뇌 싸움 뒤 절절한 순애보 사랑에 흠뻑 빠져들고 싶은 분께도 추천.
알고 보면 이득: 히가시노 게이고 추리 소설 ‘갈릴레오’ 시리즈 영화판 주인공을 도맡은 가수 겸 배우 후쿠야마 마사하루가 물리학자 유가와를 연기한 동명 일본 영화(2009)가 있다. 한국판 리메이크 영화 ‘용의자X’(2012)에선 배우 류승범이 천재 수학자 역을 맡아 155만 관객을 동원했다. 빛과 그림자를 서늘하게 교차한 무대 연출에 정영 극작‧작사, 원미솔 작곡‧편곡, 음악감독 이수연의 뮤지컬 넘버, 배우들의 고른 열연이 어우러져 원작소설, 영화 내용을 알고 뮤지컬을 봐도 새삼 빠져들게 된다.
뮤지컬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 ‘메타씨어터’(metatheater.live)를 통해 31일까지 현장 공연 생중계를 볼 수 있다. 30일 오후 8시엔 영화관(CGV용산아이파크몰‧신촌아트레온‧센텀시티)에서 공연 생중계 버전이 상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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