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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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옛 한국타이어) 회장. 그는 한국타이어의 계열사 부당지원 의혹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의 계열사 부당 지원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이정섭)는 이날 오전 조 회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앞서 지난달 8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한국타이어가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계열사 한국프리시전웍스로부터 타이어 몰드(타이어의 패턴, 디자인 등을 구현하는 틀)를 고가로 구매하는 수법으로 공정거래법상 부당지원행위 등을 한 것으로 보고 한국타이어와 한국프리시전웍스 법인을 고발했다. 시정 명령과 과징금 80억 300만원도 부과됐다.

해당 기간에 한국프리시전웍스는 총매출액 875억 2000만원을 거뒀는데, 매출이익률이 42.2%에 달했다. 이는 경쟁사 대비 12.6%포인트 높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또한 한국프리시전웍스는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조현범 회장과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에게 총 108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두 명은 모두 조양래 한국앤컴퍼니그룹 명예회장의 아들이다. 한국프리시전웍스의 지분은 한국타이어가 50.1%, 조 회장이 29.9%, 조 고문이 20%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노동조합은 “총수 일가는 경영권을 승계하기 위해 불법과 탈법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고 배당금으로 주머니를 채웠다”라는 입장이다.

공정위의 고발 당시 조 회장과 조 고문 등은 고발 대상에서 빠졌다. 이들이 계열사 부당 지원에 구체적으로 관여했는지가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지난달 24일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한국앤컴퍼니, 한국프리시전웍스 등 한국앤컴퍼니 그룹 계열사와 관계사를 압수수색했다. 이때 조 회장의 집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또 검찰은 전날까지 서승화 전 한국타이어 부회장 등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날 조 회장 조사를 마치는 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조 회장 등에 대한 고발요청권 행사 여부를 결정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조 회장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러지의 한국프리시전웍스 지원과 관련해 직접 결재한 문건을 확보하고 비중 있게 들여다보는 중이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등 측은 공정위 제재 당시 “납득하기 어렵다”라는 입장을 나타냈지만,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