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리 아이 폰 중독 막는 기막힌 방법 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2면

DQ 박사의 팁

박유현 박사는 “디지털 시민의식은 디지털 지능의 기본적인 토대가 되는 핵심 역량”이라며 “균형 잡힌 기술 사용 능력, 공감력 등 여덟 가지 역량이 있다”고 설명한다. [사진 박유현 박사]

박유현 박사는 “디지털 시민의식은 디지털 지능의 기본적인 토대가 되는 핵심 역량”이라며 “균형 잡힌 기술 사용 능력, 공감력 등 여덟 가지 역량이 있다”고 설명한다. [사진 박유현 박사]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첨단기술을 안전하고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칠까. 글로벌 싱크탱크 ‘DQ 연구소’ 대표 박유현 박사는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법과 규제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라며 “쫓아다니며 가르칠 수도 없고, 아이들이 온라인에서 살아가는 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박사는 ‘디지털 지능(DQ, Digital Quotient)’ 개념을 창안해 글로벌 표준으로 만들었다. DQ는 2020년 세계 최대 규모의 학술표준화 단체인 국제전기전자학회(IEEE) 표준협회에서 디지털 역량·리터러시의 국제 표준으로 공인됐다.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박 박사를 최근 화상 인터뷰했다.

디지털 시민의식이 뭐고, 왜 중요한가.
“디지털 세상에도 현실에서처럼 지켜야 할 게 있다. 정체성·시간·재산·지식·생명·가족·타인·사생활 같은 가치다. 이를 위해 필요한 핵심 역량을 여덟 가지로 규정했다. ▶디지털 시민 정체성 ▶사생활 관리 ▶미디어 및 정보 리터러시 ▶디지털 발자국 관리 ▶디지털 공감 ▶개인 디지털 보완 관리 ▶행동 디지털 위험 관리 ▶균형 잡힌 기술 사용 등이다. ‘디지털 DNA’라고도 부른다.”
어떻게 하면 디지털 DNA 갖출 수 있나.
“학교 교육이 가장 효과가 좋다. 디지털 시민 교육이 초등학교 교육과정으로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디지털 시민 교육은 모든 연령대에 필요하지만, 그중에서도 특히 8~12세 어린이에게 필요하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왜 8~12세인가.
“두 가지 이유인데, 디지털 사용 시기와 아이의 발달 단계 측면이다. 이 나이쯤에 아이들은 자기 소유의 디지털 기기를 처음 갖게 되고, 소셜미디어 활동을 시작한다.”
아이의 발달과 교육 시기는 어떻게 연결되나.
“이 연령대 아이들은 정상·비정상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생긴다. 어떤 태도나 행동에 대한 규범을 형성하는 거다.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친구인데, 요즘은 미디어·디지털 기기가 그 역할을 한다. 예컨대 구글 검색에서 맨 위에 나온 정보, 알고리즘이 추천한 콘텐트를 진실이나 가장 좋은 정보라고 믿는다.”
알고리즘 폐단을 피할 방법이 있나.
“디지털 시민 역량의 중심에 분별력이 있다. 올바른 가치관을 토대로 비판적 사고를 하는 역량 말이다. 분별력을 키우려면 디지털 세상의 작동 방식도 알아야 한다. 더 쉬운 방법도 있다. 그냥 알고리즘 추천 기능을 끄면 된다.”
언제부터 스마트폰을 쓰면 좋을까.
“DQ 테스트 점수가 기준이 될 수 있다. 글로벌 평균이 100점이다. 85점 미만이면 습관이 건강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115점 이상이면 비교적 뛰어나다. 100점을 넘을 때 스마트폰을 주라고 권고한다.”
디지털 시민교육은 특히 8~12세 어린이에게 필요하다. 이 나이쯤엔 자기 소유의 디지털 기기를 처음 갖게 되고, 정상과 비정상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진 박유현 박사]

디지털 시민교육은 특히 8~12세 어린이에게 필요하다. 이 나이쯤엔 자기 소유의 디지털 기기를 처음 갖게 되고, 정상과 비정상을 판단하려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이다. [사진 박유현 박사]

디지털 기기 사용과 관련한 구체적 지침이 있을까.
“상황과 성향이 달라 하나의 지침이 모두 통한다고 할 순 없다. 다만 과학적 연구 결과 등을 참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24개월 미만 아이는 디지털 미디어에 노출하지 않는 게 좋다는 것들이다. 중요한 건 가정마다 룰(rule)이 있어야 한다는 거다. 아이도, 부모도 지켜야 한다.”
박사님 댁에도 룰이 있나.
“두 가지 원칙이 있다. 밥 먹을 때와 잘 때는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쓸 수 없다는 거다. 잘 때는 스마트폰을 거실에 둔다.”
아이들이 약속을 잘 지킬까.
“처음엔 불평할 거고 반항한다. 우리 집도 그랬다. 대화하고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쉽지 않다. 말 한마디 했다고 잘 지키면 그게 오히려 이상한 거 아닌가.”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