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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선거의혹 자금에 "우리가 쓴걸로 하자"…김만배 녹취록 나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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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가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난해 9월 남욱 변호사에게 "토목업자 나모씨가 준 20억원 중 8억 3000만원은 내가 썼다고 할테니, 나머지는 너희들(남욱, 조우형 등 대장동 일당)이 쓴 것으로 해달라"는 취지로 발언했다고 22일 서울신문이 보도했다. 검찰은 김만배 일당이 스스로 쓴 것으로 위장해 말을 맞추기로 한 이 자금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신문이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남 변호사는 지난해 9월 김씨의 요구에 따라 서울 반포동 자택에서 이씨와 만나 이 같은 수사 전 '말 맞추기'를 시도했다. 당시 남 변호사는 "이렇게 됐다고 하면 돼. (대장동 일당 사이에) 빌려준 것도 있고"라면서 "(나씨가 준) 20억원을 받아서 뭐 했냐고 하면 이제 만배형하고 (용처를) 나눠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배형이 8억 3000만원은 자기가 썼다고 얘기를 하더라"며 "(나머지는) 내가 갖고 있다가 썼다 하든지 맞춰봐야지"라고 했다.

해당 20억은 대장동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기 1년 5개월 전인 2020년 4월에 분양대행업자 이모씨가 남 변호사에게 보낸 내용증명을 통해 ‘대장동 로비 및 이 대표 선거자금’이라고 알려진 42여억원 가운데 일부다.

이 대화에는 이씨에게 자금을 받아 남 변호사에게 전달한 역할을 했던 천화동인 6호 실소유주 조우형씨도 스피커폰으로 참여했는데, 조씨는 대화 중간에 "현금 어디다 썼는지 이제 소명이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검찰은 김만배씨가 대장동 일당에게 이런 요구를 한 것은 검찰은 이들이 해당 자금의 행방을 숨기기 위해 사전에 말을 맞추려 한 것으로 보고 실제 사용처를 수사 중이다. 특히 검찰은 이 돈이 이재명 대표의 선거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 변호사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도 "김만배씨가 내게 자금 일부를 대장동 일당이 '소화'한 것으로 해달라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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