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 혐오한 첩보원 홈즈…셜덕이 혹평한 ‘마지막 인사’

  • 카드 발행 일시2022.12.24

홈즈가 첩보원으로 나온다? 왠지 어울리지 않을 듯한데···. ‘경전’의 단 한 편에서 홈즈는 거물 독일 첩자를 체포한다. 어떻게 된 연유인지 한 번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잉글랜드인을 ‘극혐’하는 아일랜드 첩자 홈즈

동풍이 불어오고 있어. 아직 영국에 분 적이 없는 모진 바람 말이네. 춥고도 견디기 어려운 날씨가 되겠지. 어쩌면 우리 중 상당수가 바람이 불기도 전에 사라져버릴 수 있을걸세.

1917년 출간된 단편집『마지막 인사』에 수록된「마지막 인사」의 마지막 구절이다. 홈즈가 왓슨과 함께 독일의 거물 첩자를 체포한 후 임박한 전쟁을 예견한 듯 이런 말을 한다. 동풍은 유럽 대륙에서 영국으로 부는 바람이다. 영국이 독일에 선전포고를 하기 이틀 전인 1914년 8월 2일 밤이 배경이다. 당시 1차대전은 지루한 참호전으로 4년 넘게 계속되었고 수백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셜록은 사건 발생 2년 전에 독일 카이저(황제)의 충성스러운 거물 스파이 폰 보르크의 조직에 천신만고 끝에 잠입한다. 폰 보르크는 영국에서 암약 중이다. 홈즈는 앨터몬트라는 가명을 썼다. 그는 먼저 치밀하게 신분을 세탁했다. 미국 시카고로 가서 아일랜드계 미국인 사업가로 행세하며 폰 보르크가 연계된 조직에 선이 닿았다. 이때부터 폰 보르크와 접촉해 수시로 영국 해군의 기밀 정보를 건네주며 환심을 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