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여왕’ 송혜교·김은숙…그들이 손잡은 잔혹 복수극

  • 카드 발행 일시2022.12.24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에서 점유율 과반을 차지하는 성공을 거둔 배경엔 오리지널 시리즈가 있다. 오직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가 큰 화제를 모으며 플랫폼 마케팅에 성공한 것이다. 그렇다면 넷플릭스의 한국 오리지널 시리즈 성공은 어느 작품부터일까. ‘오징어 게임’과 ‘지금 우리 학교는’이 세계적인 인기를 모을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한 작품은 무엇일까.

그 주인공은 바로 ‘킹덤’ 시리즈다. 시대극과 좀비물이 결합한 이 드라마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며 넷플릭스 K콘텐츠 열풍에 신호탄을 쐈다. ‘킹덤’은 공개 전부터 성공이 예상됐다. ‘영화가 감독 놀음’이라면 ‘드라마는 작가 놀음’이란 말이 있다. 국내에서 장르물을 가장 잘 쓰기로 이름난 김은희 작가가 집필을 맡아 완성도를 보장했다. 실제 ‘킹덤’ 시리즈는 높은 수준의 역사적 고증과 신선한 매력을 선보이며 글로벌 인기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OTT의 등장 이후 나타난 큰 변화 중 하나는 영화와 드라마의 경계가 흐려졌다는 점이다. 다수의 감독과 영화배우들이 OTT와 작업하는 현상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더욱 가속화되었다. 김은희 작가를 제외하면 스타 작가가 넷플릭스와 합작한 경우는 없다. 감독의 OTT 진출은 보다 활발하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지옥’의 연상호, ‘수리남’의 윤종빈 등이 영화판을 주름잡던 이들이다.

김은희 작가(왼쪽)과 김은숙 작가.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김은희 작가(왼쪽)과 김은숙 작가. 사진 한국콘텐츠진흥원

이 때문에 김은숙 작가의 넷플릭스 등장이 주목받는다. 김은희 이후 드라마계의 거물이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는 사실만으로 흥분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범죄 스릴러 장르물을 대표하는 작가가 김은희라면 로맨스를 대표하는 작가는 김은숙이다. 김은희 작가의 남편인 장항준 감독이 우스갯소리로 이런 이야기를 했을 정도다. “예쁜 카페에 들어가면 김은숙 작가는 여기서 어떻게 주인공이 사랑에 빠질까를 구상한다. 반면 김은희 작가는 어떻게 사람을 죽일지 생각한다.”

김은숙 작가는 최고 시청률 57.6%를 기록한 ‘파리의 연인’을 비롯해 ‘시크릿 가든’ ‘상속자들’ ‘도깨비’ 등 다수의 히트작을 집필했다. 2017년 ‘도깨비’로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커리어의 정점을 찍었다. 해당 부문 대상을 작가가 수상한 적이 세 번밖에 없다는 사실은 김은숙 작가의 영향력을 방증한다. (TV부문을 별도 시상한 1979년 이후 대상을 차지한 작가는 1986년 ‘조선왕조 오백년’의 신봉승, 2001년 ‘은사시나무’의 김수현이 있다.)

김은숙과 넷플릭스의 만남은 이달 30일 공개되는 ‘더 글로리’다. 장르부터 파격적이다. 김은숙 하면 떠오르는 로맨스가 아닌 처절한 복수극을 택했다. 빈부격차와 학교폭력이라는 다소 진부한 소재를 가져왔지만, 그 조합으로 탄생한 이야기는 신선하다. 가해자들에게 복수하기 위해 피해자가 택한 방법은 초등학교 교사가 되는 것. 가해자 딸의 담임교사가 되어 가해자를 응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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