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오병상의 코멘터리

윤석열대통령이 ‘노조 적폐’ 외치는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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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상 기자 중앙일보 칼럼니스트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신년 업무보고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신년 업무보고 (제12차 비상경제민생회의 겸 제1차 국민경제자문회의)에서 국기에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1. 윤석열 대통령이 연일 노조에 대한 강경발언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노동개혁 못하면 정치도 망하고 경제도 망한다.’(15일 국정과제점검회의)

‘노동ㆍ교육ㆍ연금 3대개혁 중에서 노동개혁이 최우선이다.’(20일 청년초청 간담회)

‘노조부패는 공직부패, 기업부패와 함께 척결해야할 3대 부패다.’(21일 기획재정부 신년업무보고)

2. 부패는 흔히 정부(공직)부패와 민간(기업)부패로 분류하는데, 윤석열은 노조 부패를 그 반열에 끼워넣었습니다.
심지어 개혁을 위한 ‘적폐청산’까지 언급했습니다. 문재인 정권이 이명박ㆍ박근혜 정권을 공격하던 용어입니다.

윤석열의 노조에 대한 강경드라이브는 여러모로 영국 대처 총리를 떠올리게 합니다.

3. 대처가 노조와의 싸움에 명운을 걸었던 이유는 여러가지 입니다.

첫째. 대처는 노조가 좌파정치세력의 근거지라 생각했습니다. 지도부를 반정부 세력이라 생각했습니다. 1984년 총파업을 주도한 광부노조위원장(아서 스카길)은 공산당 경력이 있습니다.
둘째. 노조가 국가발전의 결정적 걸림돌이라 생각했습니다. 노조의 무리한 요구와 잦은 파업으로 나라가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노조가 ‘영국병’이었습니다.

셋째. 노조는 불법 폭력의 상징이었습니다. 불법파업이 많았을뿐 아니라, 파업중 과격파는 파업불참 노동자를 협박하며 폭력과 살인까지 저질렀습니다.
넷째. 노조는 비민주적으로 운영됐습니다. 과격 지도부가 온건파 다수 노조원 뜻을 무시하고 강경파업을 강요했습니다. 의사결정과정과 기금사용내역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4. 윤석열 정권이 노조, 특히 민주노총을 보는 시각이 비슷합니다.

첫째. 민주노총 지도부를 ‘좌파 운동권 출신’이라 판단합니다. 일부는 2014년 헌법재판소가 ‘위헌정당’이라며 해산한 통합진보당 계열입니다.

둘째. 민주노총을 ‘귀족노조’라 비판합니다. 민주노총이 기득권을 누리는 과정에서 노동시장이 양극화되고 경직되고, 기업활동이 제약받는 등 국가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봅니다.

셋째. 파업과정의 불법ㆍ폭력행위도 심각하다고 봅니다. 화물연대파업 과정에서 새총을 쏜 경우가 대표적입니다.
넷째. 노조의 비민주적 운영, 특히 그 중에서도 지도부의 부패가 심각해 ‘노동귀족’이라 부릅니다. 조합비를 횡령한 간부들이 대표적입니다. 국민의힘이 20일 ‘노조 깜깜이회계 방지법’(노동조합법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입니다.

5. 승패의 관건은 여론입니다.

대처는 여론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1979년 집권후 법개정으로 노조와의 싸움을 준비했으며,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하면서 압도적 지지를 받게되자 행동에 돌입, 1984년 탄광노조 파업에 정면대응 분쇄했습니다.

6. 윤석열의 노조개혁에 대한 여론도 나쁘지 않아 보입니다.

최근 윤석열 지지율 상승의 출발점이 민주노총(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강경대응이었습니다. 겨울 총파업을 예고했던 민주노총 조직들이 파업을 포기했습니다. 민주노총에 대한 여론이 그만큼 나쁘기 때문일 겁니다.

7. 대처의 노동개혁은 정치적 대사건이었습니다.

노조개혁의 결과 ‘영국병’을 고침으로써 제국의 추락을 막았습니다. 나아가 신자유주의라는 보수 이데올로기가 전세계를 지배하게 만들었습니다. 윤석열이 목놓아 외치는 그 ‘자유’입니다.
〈칼럼니스트〉
2022.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