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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野신현영, DMAT 요원 아닌데 출입증 무단패용 의혹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태원 참사 당일 재난의료지원팀(DMAT) 차량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고 현장에서 DMAT 요원의 출입증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DMAT요원의 출입증은 재난 현장에 투입된 의료진의 신분을 증명함과 동시에 사고 현장 출입을 가능케 하는 수단이다. 명지병원 DMAT 요원이 아닌 신 의원의 출입증 패용이 재난응급의료 매뉴얼에 어긋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난 10월 30일 참사 당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올린 현장 사진(왼쪽)과 참사 당일 현장에 투입된 재난의료지원팀(DMAT)의 사진. 신 의원이 목에 패용한 신분증이 당시 DMAT 요원들이 착용한 출입증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지난 10월 30일 참사 당일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이 올린 현장 사진(왼쪽)과 참사 당일 현장에 투입된 재난의료지원팀(DMAT)의 사진. 신 의원이 목에 패용한 신분증이 당시 DMAT 요원들이 착용한 출입증이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페이스북 캡처·연합뉴스

DMAT요원 아닌 신 의원…출입증 착용했나

 21일 신 의원이 지난 10월 30일 이태원 사고 현장에서 촬영해 공개한 사진들에는 신 의원이 목에 붉은 테두리가 칠해진 신분증을 패용한 모습이 나온다. 당시 현장에 출동했던 DMAT 요원들과 의료계 관계자들은 신 의원이 DMAT 요원들에게 배부된 출입증을 패용하고 있다고 의심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DMAT 출동할 때 조끼를 입고 붉은색 출입증을 가져가야 한다”라며 “현장에서 신 의원을 보지 못했지만 사진 속 목걸이가 우리가 갖고 있는 출입증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출입증에는 ‘이 증을 소지한 사람은 재난 현장 통제선 출입을 허가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공개된 사진에 따르면 신 의원은 의료진과 소방 대원들이 바삐 움직이는 긴급구조통제단 차량 옆에 차려진 현장 의료소에 있었다. 신 의원은 사고 현장 방문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재난의료지원팀으로 현장에 나갔다”며 경증 환자 분류와 이송 업무를 했다고 밝혔다.

 보건복지부의 ‘재난응급으료 비상매뉴얼’에 따르면 DMAT 요원들은 재난 발생시 흰색 조끼를 입고 출입증과 DMAT 가방을 챙겨서 출동해야 한다. 흰색 조끼는 DMAT 요원임을 알리는 복장이다. 조끼에는 ‘현장응급의료소’라는 문구와 DMAT요원 신분이 각각 붉은색과 검은색으로 표기된다. 재난거점병원의 DMAT 요원 교육과 물품 지원을 담당하는 중앙응급의료센터는 각 병원의 DMAT 요원 현황에 따라 사전에 출입증과 흰색 조끼, DMAT 가방을 배부한다. DMAT 요원은 중앙응급의료센터의 한국형 재난의료지원 교육과정 등 의무 교육·훈련 과정을 매년 이수하고 평가 성적이 기준(60점)이 넘어야 한다. 명지병원 의사 출신이지만 현재 DMAT 요원이 아닌 신 의원이 교육·훈련을 이수한 DMAT 요원에게 지급된 출입증을 사용했다면 재난응급의료 매뉴얼에 어긋나게 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명지병원 DMAT 요원은 총 12명으로 의사(3명)·간호사(3명)·응급구조사(3명)·행정요원(3명)으로 구성돼 있다.

 DMAT 출입증 패용 관련해 신 의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와 문자로 연락을 취했으나 받지 않았다. 신 의원은 지난 18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DMAT 팀의, 구조팀으로 가겠다는 생각으로 명지병원과 이야기해서 간 것이다. 국회의원이 아니라 의사로서 간 것”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보건복지부 재난응급으료 비상매뉴얼에 명시된 재난의료지원팀(DMAT) 출입증 양식. 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 재난응급으료 비상매뉴얼에 명시된 재난의료지원팀(DMAT) 출입증 양식. 보건복지부 제공

“美 DMAT에는 치과의사 없어”…신 의원 남편 동행 해명 반박

 의료계에서는 신 의원이 치과 의사인 남편과 함께 명지병원 DMAT닥터카를 타고 사고 현장에 간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신 의원은 지난 10월 30일 명지병원에 연락해 사고 현장으로 이동하던 명지병원 DMAT닥터카를 서울 마포구 염리동의 자신의 자택 근처로 불러 남편과 함께 차량에 탑승, 이태원으로 향했다. 신 의원은 지난 20일 입장문을 통해 “구강외과 전문의인 배우자는 현장에 의료적 도움을 주고자 향했다”라며 “재난 상황에서 구강내 출혈, 구강내 외상은 치과적 도움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있었다”라고 해명했다. 한 대학병원의 응급의학과 교수는 미국 보건복지부 홈페이지에 기술된 DMAT 설명서를 언급하며 “미국 국가재난의료시스템에 따르면 동물수의재난지원팀, 재난시체처리팀도 있지만 재난치과의료팀은 없다”라며 “약사와 보급·통신 요원은 있어도 치과의사는 DMAT 요원에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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