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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한랭질환자, 작년보다 2배 증가…저체온증 의심 4명 사망

중앙일보

입력

수도권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역 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뉴스1

수도권에 대설특보가 발효된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역 버스 정류장에서 시민들이 출근길에 나서고 있다. 뉴스1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저체온증, 동상 등 한랭질환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환자 수가 지난해 2배 수준으로 늘어난 데다, 이달 들어 한랭질환 추정 사망자가 4명 발생했다.

12월 들어 91명 신고…4명 사망

질병관리청의 한랭질환 응급실감시체계 운영 현황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총 91명의 한랭질환자가 신고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46명)과 비교했을 때 약 2배로 늘어난 수치다. 작년 같은 기간엔 한랭질환 사망자가 보고되지 않았으나, 올해엔 4명의 한랭질환 추정 사망자가 신고됐다.

신고된 한랭질환자 41.8%가 65세 이상 고령자로, 주로 저체온증(70.3%) 진단을 받았다. 길가(31.9%), 주거지 주변(19.8%) 등 80% 이상이 야외에서 발생했지만, 집(11%), 건물(6.6%) 등 실내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손을 난로에 쬐며 추위를 녹이고 있다.   뉴스1

18일 오전 서울 송파구보건소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손을 난로에 쬐며 추위를 녹이고 있다. 뉴스1

한랭질환은 추위가 직접 원인이 되어 인체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질환으로 저체온증, 동상, 동창이 대표적이다. 갑작스러운 한파에는 신체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한랭질환에 취약해진다. 고령층과 어린이는 일반 성인보다 체온 유지 기능이 약하기 때문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심뇌혈관, 당뇨병,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는 급격한 온도변화에 혈압이 급격히 오르는 등 증상이 악화할 수 있기 때문에 갑작스러운 추위 노출과 무리한 신체활동을 피해야한다. 김태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겨울철에는 다른 계절에 비해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를 흔히 경험하게 된다”면서 “기온이 내려갈수록 우리 몸의 대사 활동이 감소하고 혈관 역시 움츠러들기 쉽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관상동맥(심장에 혈액 공급하는 혈관)이 좁아져 가슴 통증을 일으키는 협심증도 날씨의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져 있다”면서 “(날이 추워) 혈관이 수축되면 심근 허혈이 발생해 협심증 빈도가 증가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질병청은 “실외 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모자·목도리·장갑 등을 이용하여 보온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난방이 적절하지 않은 실내에서 지내는 경우에도 한랭질환을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술을 마시면 신체에 열이 올랐다가 체온이 급격히 떨어지고 추위를 인지하지 못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한파 시 과음을 피하고 절주해야 한다”고 했다.

체내 중심온도가 35도 이하로 떨어지는 ‘저체온증’은 심한 오한이 발생하고 점차 맥박·호흡이 느려지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추가적인 열 소실을 막기 위해 추운 환경에서 환자를 대피시키고 따뜻한 옷이나 담요 등으로 환자의 중심체온을 서서히 높이는 것이 좋다. 강한 한파로 피부가 동결된 ‘동상’에 걸렸다면, 동상 부위를 40도 안팎의 따뜻한 물에 담가 녹이는 것이 좋다. 저온 다습한 상태로 인한 피부염증인 ‘동창’의 경우 역시 손상된 부위를 따뜻한 물에서 피부가 약간 붉어질 때까지 녹이며 최대한 빨리 따뜻하게 해줘야 한다.

한랭질환 응급처치법. 질병관리청

한랭질환 응급처치법. 질병관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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