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연설, 이건 명작!” 낯뜨겁게 살랑거린 美 언론

  • 카드 발행 일시2022.12.22

미국의 양극화된 진영이 내뿜는 자장은 너무도 강력해 언론을 중립지대에 가만두질 않는다. 선거 때마다 언론은 좌우에서 잡아당기는 힘에 못 버틴 채 이끌려 들어간다. 아니, 때로는 언론 스스로 방향을 선택해 확 달려들기도 한다. 이때 사명감에서 우러나온 듯한 편파보도가 지면과 화면을 지배하곤 한다. 이미 도널드 트럼프가 출마했던 두 차례의 대선에서 확인됐다.

역대 대선에서 편파보도의 최대 수혜자는 누가 뭐래도 버락 오바마다. 언론들이 무슨 연애하듯, 그처럼 몸살을 앓은 적이 없다. 2008년 금융위기, 반 부시 정서, 기득권층을 향한 반감 등이 모두 오바마에게 유리한 여건이었다. 여기에 언론까지 거들었으니, 공화당의 존 매케인을 상대로 이길 수밖에 없는 선거를 치른 셈이다. 당시 부통령이던 조 바이든 역시 2020년 그에 못잖게 언론의 지원을 받았는데, 이건 나중에 따로 다뤄보자.

2008년 오바마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을 했을 때다. 현장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던 CNN의 코멘테이터 데이비드 거겐이 이렇게 전했다.

이건 연설이라기보다 교향곡이에요. 빠르게 나아가, 하이 템포로 치닫다가, 때론 영감을 안겨주고, 그러다 더 친근하게, 더 천천히…이건 명작(masterpiece)입니다.

이게 TV 뉴스의 정치보도라 할 수 있나. 황홀경에 도취한 지지자의 느끼한 용비어천가 아닌가. 오바마의 연설에 푹 빠진 탓에 객관성을 놓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