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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쓸어간 中보따리상, 이제 감기약 노린다" 첩보…무슨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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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근 코로나19 방역 완화에 들어간 중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며 해열진통제 등 감기약 품귀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감기약 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해외반출금지 등의 조치까지 고려하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중국이 사실상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면서 약국마다 감기약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이 사실상 제로 코로나 정책을 포기하면서 약국마다 감기약을 사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식약처 “사재기·해외 대량 반출 등 예의 주시”

이달 들어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급전환한 중국에서 코로나19 유행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전국 곳곳에서 해열제 등 감기약 품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확진자 증가세로 인한 불안감에 더해 재택치료를 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서, 사재기를 통해 약을 비축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이번 감염 확산세가 내년 1월 춘제(중국의 설) 연휴를 전후에 정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의 상황이 심각해지는 만큼 국내 감기약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명동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한 약사는 “중국인을 포함한 외국인 관광객들이 전반적으로 늘어나긴 했지만, 사재기 등 별다른 조짐은 아직까지 체감하지 못했다”면서 “국내도 공급 상황이 쉽지 않은데 그런 상황(사재기 등)이 발생하면 엎친 데 덮친 격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19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장에서 중국 보따리상들이 도매상이나 제약사와 접촉해 감기약을 대량으로 사 가려는 기미가 있다는 첩보가 들어왔다”라고 말했다. “과거 마스크 대란 때는 보따리상들이 명동 등지에서 박스로 사다 날랐는데, 요새는 더 큰 규모로 제약사·도매상의 정식 공급 내역에 잡히지 않는 물량을 입수해서 보내는 것 같다는 얘기가 들어왔고, 이를 확인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감기약 중 해열진통제로 시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약제에 대해 긴급생산 명령을 발동했다.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감기약 중 해열진통제로 시중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조제용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약제에 대해 긴급생산 명령을 발동했다. 연합뉴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아직 감기약이나 마스크 수급에 문제가 생기지 않았으나 중국 상황이 급변하고 있어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코로나 초기처럼 사재기, 해외 대량 반출 등의 조짐이 보이면 국외반출 금지 조치가 다시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2020년 2월 개정된 감염병 예방·관리법 에 따라 1급 감염병의 유행으로 의약품 등의 급격한 물가 상승이나 공급 부족이 발생할 경우 보건복지부 장관이 공표한 기간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물품의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 다만, 현재 코로나19가 2급 감염병으로 지정돼 있어서 해당 조치가 실행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이달 초 식약처는 18개 제약회사의 아세트아미노펜 제제 감기약 18개 제품에 대해 긴급생산명령을 내렸다. 겨울철 코로나19·독감 동시 유행에 대비한 조치다. 이에 따라 제약사들은 내년 4월까지 그간 생산하던 월 평균치보다 50% 이상을 더 생산하고, 겨울철·환절기에는 60%를 더 생산해야 한다. 또 지난 7일 감기약 원료를 중국 등에서 수입하는 업체에 공문을 보내 원료를 미리 확보해 생산에 차질이 없도록 주의할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제약업계에선 긴급생산명령 조치에 따라 공급이 늘어나려면 수 주가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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