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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바랐는데 삼둥이 아빠 됐다" 군산시 부부 공무원의 기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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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산시청 소속 김홍민·강혜림 부부가 낳은 세쌍둥이 모습. 사진 군산시

군산시청 소속 김홍민·강혜림 부부가 낳은 세쌍둥이 모습. 사진 군산시

군산시 김홍민·강혜림 부부 세쌍둥이 순산 

"하나라도 생기면 잘 키우려고 했는데 '삼둥이 아빠'가 됐네요."

최근 2남1녀 세쌍둥이를 품에 안은 전북 군산시 소속 김홍민(35) 주무관의 말이다. 김 주무관 '선배 공무원'이자 한 살 연상인 아내 강혜림(36) 주무관은 지난달 29일 전북대병원에서 오전 10시42분부터 1분 간격으로 큰딸 지우와 아들 선우·준우를 낳았다. 첫 출산에 한꺼번에 아이 셋을 얻었다. 김 주무관은 20일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제게 이런 기적이 일어나다니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사회복지직 8급인 김씨 부부는 각각 2018년, 2017년 공직에 입문했다. 아내 강 주무관이 1년 먼저 입사했다. 두 사람은 군산시청 복지정책과에서 함께 근무하던 2019년 중순 교제를 시작, 2020년 5월 결혼에 골인했다. 지금은 각각 개정동(김 주무관)과 소룡동(강 주무관) 행정복지센터에서 일한다.

군산시청 소속 김홍민·강혜림 부부가 낳은 세쌍둥이 태아 시절 모습. 사진 김홍민 주무관

군산시청 소속 김홍민·강혜림 부부가 낳은 세쌍둥이 태아 시절 모습. 사진 김홍민 주무관

"시험관 시술…아내 체구 작아 고생" 

김 주무관은 "자연 임신이 안 되자 시험관 시술을 했다"며 "처음 세쌍둥이 임신 소식에 기쁘면서도 불안감이 컸다"고 했다. 병원에서 '세쌍둥이는 유산 등 변수가 많다'고 해서다.

그는 "셋 중 한 명이라도 건강이 좋지 않으면 인위적으로 지울 수 있다고 했는데 셋 다 심장이 잘 뛰고 있어서 끝까지 밀고 갔다"며 "아이들을 무사히 받았을 때 울컥했고, 아내에게 감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내 키는 160㎝가 안 되고 마른 편"이라며 "체구가 작아 임신 기간 고생이 많았다"고 했다.

세쌍둥이 출산 소식에 군산시청은 "군산의 경사"라며 축제 분위기다. 동료들은 "축하한다" "한꺼번에 아이 셋을 어떻게 키우냐" 등 격려와 걱정 어린 조언을 했다고 김 주무관은 전했다. 강임준 군산시장도 지난 19일 김 주무관을 만나 꽃다발과 함께 축하 인사를 전했다.

지난달 세쌍둥이를 순산한 군산시청 소속 김홍민·강혜림 부부가 임신 기간 찍은 모습. 사진 김홍민 주무관

지난달 세쌍둥이를 순산한 군산시청 소속 김홍민·강혜림 부부가 임신 기간 찍은 모습. 사진 김홍민 주무관

군산시, 출산지원금 430만 원 지원…"내년 인상"

김씨 부부는 군산시에서 지원하는 출산지원금 430만 원과 출산축하금 90만 원, 육아용품 구매비 25만 원 등을 받을 예정이다. 또 매월 양육수당과 아동수당, 수도요금 감면 등 다자녀 할인 혜택도 있다.

군산시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출산지원금을 늘리기로 했다. 현재 첫째 30만 원, 둘째 100만 원, 셋째 300만 원, 넷째 500만 원, 다섯째 1000만 원에서 첫째 100만 원, 둘째 200만 원, 셋째 400만 원, 넷째 600만 원, 다섯째 이상 1500만 원으로 올릴 방침이다. 김씨 부부가 내년에 세쌍둥이를 낳았다면 올해보다 270만 원 더 많은 700만 원을 받게 되는 셈이다.

강임준(왼쪽 두 번째) 군산시장이 지난 19일 세쌍둥이 아빠가 된 김홍민(오른쪽 두 번째) 주무관에게 꽃다발을 준 뒤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군산시

강임준(왼쪽 두 번째) 군산시장이 지난 19일 세쌍둥이 아빠가 된 김홍민(오른쪽 두 번째) 주무관에게 꽃다발을 준 뒤 관계자들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군산시

남편도 육아휴직 계획…"셋 키우려면 손 모자라"

현재 출산휴가 중인 강 주무관은 세쌍둥이와 함께 전주에 있는 산후조리원에 머물고 있다. 오는 26일 퇴원한다. 김 주무관도 내년 1월 말 육아휴직을 앞두고 있다. "아이 하나 키우기도 어려운데 셋이라 아내 혼자 감당하기엔 손이 모자랄 것 같다"면서다. 김 주무관은 "아이들이 건강하게만 자랐으면 좋겠다"며 "월급쟁이 처지에서 육아 정책이 더 나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한편 인구수가 약 5174만명(2021년)인 한국 출산율은 세계 꼴찌다. 올해 3분기 합계출산율(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출생아 수)은 0.79명으로 세계 최저 출산율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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