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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전대 룰 변경 역풍 불기 딱 좋아…유승민만 띄어주는 것"

중앙일보

입력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뉴스1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 뉴스1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당이 전당대회 룰 개정 작업에 착수한 것을 두고 20일 "당의 흑역사로 남을 것 같다"며 "전대 룰을 갑자기 바꾸면서 유승민 전 의원만 많이 띄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여론조사에서 유 전 의원이 계속 1등을 하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전대 룰 개정이) 당연히 유 전 의원 배제를 위한 작업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하 의원은 "원래 핍박받고 공격받는 사람들이 더 인기를 끄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라며 "윤석열 대통령도 조국·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등이 핍박하고 징계하려고 하다 보니까 인기가 더 올라가서 결국 대통령까지 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치의 본질이 그렇기 때문에 지금 지나친 친윤 경쟁은 오히려 유 전 의원만 자꾸 키워주고 있는 것 같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당 대표는 총선에서 이기려고, 총선을 위해 뽑는 것 아니냐"며 "그러면 다른 민심을 잘 반영하는 그런 인기 있는 사람이 당 대표가 되어야 총선에 유리하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 당에서만 인기가 좋고 중도층이나 다른 쪽에서 인기가 없으면 총선에 불리하다"며 "유 전 의원이 당 안에서는 별로 지지율이 높지 않기 때문에 5대 5로 했을 때도 졌다. 7대 3으로 하면 더 어려워질 수 있는데 그걸 걱정해서 당심 100%로 바꾸는 것은 오히려 역풍 불기 딱 좋다"고 덧붙였다.

전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가 회의를 열고 차기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때 당원 선거인단 투표 100%를 적용하는 내용 등을 담은 당헌·당규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한 데 대해 하 의원은 "우리 당의 흑역사로 남을 것 같다"고 비판했다.

하 의원은 "당대회 룰같이 당의 중대한 문제들은 의원총회를 열어 토론을 해왔다"며 "그런데 이번 전대 룰 변경은 의총 토론이 아예 없었다. 아마 전대 룰을 바꾸는데 의총 토론도 부치지 않은 것은 우리 당 역사에서 이번이 최초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뭐가 그렇게 급한지, 쫓기는지, 아무튼 걱정이 많이 된다"면서 "아직은 상임전국위, 전국위 같은 절차들이 남아 있기 때문에 막을 시간이 있고, 만약에 후보들이 합의가 안 된다면 룰은 다음 전대부터 적용을 하고, 이번 전대는 기존 룰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했다.

하 의원은 "마치 수험생들이 반대를 하는데 채점 방식을 갑자기 바꾸게 되면 그게 불공정 시험이 될 수가 있다"며 "그래서 지금 방식대로 전대를 치르게 되면 그 당 대표는 아마 권위가 별로 실리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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