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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 속 70만 몰렸지만…부산 밤바다 수놓은 ‘안전 불꽃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22면

제17회 부산불꽃축제가 지난 17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형형색색 불꽃이 밤 바다를 수놓고 있다. 송봉근 기자

제17회 부산불꽃축제가 지난 17일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일대에서 열린 가운데 형형색색 불꽃이 밤 바다를 수놓고 있다. 송봉근 기자

“좁은 인도 위에서 밀지 마시고, 멈추지 말고 이동해주세요!”

지난 17일 오후 5시쯤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 제17회 부산불꽃축제가 예정된 이날 일찌감치 인파가 몰렸다. 광안리해수욕장으로 향하는 왕복 2~4차로는 자동차 통행을 막아 사람이 다닐 수 있게 했다. 이 덕분에 많은 사람이 몰렸지만, 예상보다 크게 혼잡하지는 않았다.

부산시는 코로나19 사태로 3년 만에 열린 이날 축제에 100만 명 이상 몰릴 것으로 예상해 ‘인원총량제’를 실시했다. 광안리해수욕장 진입로는 16곳. 축제 종합상황실이 이들 진입로와 해수욕장 내부 상황을 폐쇄회로(CC)TV 64대로 실시간 모니터하고, 특정 구간에 위험할 정도로 사람이 몰린다고 판단하면 차단하는 게 인원총량제 골자다. 안전관리 인력은 2019년 축제 때의 1.5배 규모인 4100여 명이 투입됐다.

다만 이날 광안동 기온이 0도, 체감기온은 영하 3도까지 떨어질 거로 예보되면서 축제 유료좌석 예매율은 68%(4900석)를 기록했다. 본래 가을 행사인 이 축제는 이태원 참사 여파로 12월로 연기됐다. 행사장에는 추위로 인한 환자 발생에 대비해 구급차 22대가 대기하고 의료부스 7곳이 차려졌다. 부산시는 이날 광안리해수욕장에 54만9000명이 방문했으며, 남구와 해운대구 등지에서 총 70만5200명이 축제를 구경한 것으로 추산했다.

비록 전체 방문객 수가 예상보다 줄었지만 ‘밀집 위험’ 병목구간으로 꼽히는 광안리해수욕장 만남의 광장은 경찰의 ‘집중 마크’ 대상이 됐다. 해수욕장 중심인 데다 광안로와 광안해변로가 교차하는 삼거리인 이곳은 불꽃축제 때 가장 많은 구경꾼이 몰리는 곳이다. 해수욕장으로 향하는 도시철도 금련산역과도 가까워 ‘위험 병목 구간’으로 꼽힌다.

경찰은 이곳에 혼잡관리차를 투입하고 경력을 집중적으로 배치했다. 혼잡관리차는 LED 조명과 방송시설을 설치해 차량 위에 경찰이 올라가 방송할 수 있도록 제작한 경찰차다. 역할은 가장 주요한 병목 구간인 만남의 광장 혼잡도를 관리해 안전한 관람을 보장하며, 인파를 최대한 분산시키는 것이다. 불꽃쇼가 시작되는 오후 7시가 임박해오자 혼잡관리차 위 경찰관 2명은 “남천 삼익비치 방면 관람석에 여유가 있으니 이동해달라”고 방송했다. 광장 인근 교차로에서는 70㎝ 사다리 위 ‘키다리 경찰’이 “춥지만,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중심을 잃지 않도록 조심히 걸어달라”고 목놓아 외쳤다.

오후 8시쯤 축제가 끝나자 광안리해수욕장에서 가까운 도시철도 2호선 남천·금련산·광안역 등 3개 역사로 인파가 몰렸다. 부산시는 이날 도시철도 1~4호선 운행을 기존 1253회에서 1493회로 240편 증편했다. 역사 내 혼잡도가 높을 경우 광안역과 금련산역 등 무정차 통과 방침도 세웠지만, 낮은 기온 탓에 불꽃쇼가 진행되는 동안 먼저 귀갓길에 오른 시민도 많았다.

경찰 관계자는 “축제가 진행되는 동안 신고 100여 건이 들어왔지만 대부분 도로통제 관련 문의 또는 불편 신고였으며 특별한 안전사고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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