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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 신입당원은 20만...국힘, 당원 포섭전쟁은 끝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최대 20만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국민의힘 신규 책임당원이 차기 대표의 얼굴을 바꿀 ‘게임 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전당대회 규칙이 100% 책임당원 투표로 개정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신규 책임 당원의 영향력은 더 커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사무처에 따르면 18일 현재 책임당원은 약 80만명 수준이다. 당 관계자는 “지금도 실시간으로 책임당원이 계속 늘고 있기 때문에 내년 3월 전대 전까지 10만~20만명 증가한 90~1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당원이 2021년 11월 1일 국회 사무실에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모바일 투표를 하는 모습. 국민의힘은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내년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책임당원 투표를 100% 반영하는 룰 개정에 시동을 걸고 있다. 기존 룰은 책임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 반영이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한 당원이 2021년 11월 1일 국회 사무실에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모바일 투표를 하는 모습. 국민의힘은 차기 당 대표를 선출하는 내년 3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책임당원 투표를 100% 반영하는 룰 개정에 시동을 걸고 있다. 기존 룰은 책임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 반영이다. 임현동 기자

전대까지는 약 80일 이상 남았지만, 최근 물밑에서 치열하게 진행된 당권 주자들의 책임당원 포섭 경쟁은 이미 끝났다. 국민의힘 당규상 책임당원이 되려면 3개월 이상 매월 1000원 이상의 당비를 납부해야 한다. 정진석 비대위의 임기인 3월 12일 이전에 전대가 개최되는 것을 고려하면, 최소 12월 12일 이전 당비 납부를 시작한 당원만 전대 전에 책임당원이 될 수 있다. 당 관계자는 “12일 이후 당비 납부를 시작한 당원들은 전대가 연기되지 않는 이상 투표권을 행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들 신규 책임당원이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는 것은 기존 당원보다 훨씬 적극적인 투표층이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전대 시점에 맞춰 당비를 납부했다는 것은 투표 참여 의지나 목적이 확실한 진성 투표층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2021년 5월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발표회에 앞서 당시 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부터 김기현, 이준석, 조경태, 김웅, 윤영석, 주호영, 홍문표, 김은혜, 나경원 후보. 중앙포토

2021년 5월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누리꿈스퀘어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차 전당대회 후보자 비전발표회에 앞서 당시 당 대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왼쪽부터 김기현, 이준석, 조경태, 김웅, 윤영석, 주호영, 홍문표, 김은혜, 나경원 후보. 중앙포토

특히 책임당원 투표 70%, 여론조사 30%를 반영하는 기존 규칙과 달리 책임당원 투표 100% 룰에서는 신규 당원의 입김이 훨씬 세진다. 여권 관계자는 “단순 비율로는 신규 책임당원 숫자가 전체의 20% 수준이지만, 이들의 높은 투표율을 고려하면 실제 영향력은 40%를 웃돌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준석 전 대표가 선출된 2021년 6월 전당대회의 당원 투표율은 역대 최고 수치였음에도 45.4%에 그쳤다.

복수 당 관계자에 따르면 규칙 개정은 이르면 이번주 중 끝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오는 19일 비대위 회의에서 1차 결론을 낸 뒤, 20일 상임전국위원회와 23일 전국위를 거쳐 의결하면 크리스마스(25일) 이전에 매듭지을 가능성도 있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절대다수가 당원투표 100%를 지지하는 분위기”라며 “여론조사를 10~20%도 반영하지 말아야 한다는 회의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전했다.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상태책위원회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18일 "당원 포비아에 해당하는 분들은 당 대표가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된다"는 페이스북 댓글을 달았다. 장진영 기자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국민의힘 비상태책위원회에서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정 위원장은 18일 "당원 포비아에 해당하는 분들은 당 대표가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된다"는 페이스북 댓글을 달았다. 장진영 기자

이날 여당 곳곳에선 전대 규칙을 둘러싼 파열음이 흘러나왔다. 오전에는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의 페이스북 댓글이 논란이 됐다. 정 위원장은 “당원의 선택을 무서워하는 것은 치졸한 일”이라는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의 페이스북 글에 “‘당원 포비아(phobia·공포증)’에 해당하는 분들은 당 대표가 될 수도 없고 돼서도 안 된다”는 댓글을 달았다. 규칙 개정을 ‘유승민 포비아’에 비유한 같은 당 김웅 의원의 비판을 겨냥한 댓글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에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정 위원장을 향해 “전당대회 심판인 비대위원장이 특정 후보를 겨냥한 발언을 해 공정한 경선이 흔들리고 있다”며 “솔직히 말이 너무 많다. 말을 아끼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의원은 같은 날 경쟁자인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유 전 의원은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사석에서 ‘당원투표 100%가 낫지 않나’라고 발언했다는 일부 보도를 거론하며 “대통령의 경선 개입은 심각한 불법”이라고 비판했었다. 권 의원은 “대선·총선·지방선거에 출마할 후보 선출에 적용되는 공직선거법상 ‘당내 경선’과 ‘당 대표 경선’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당 대표 경선과 관련한 사적 의견 개진은 어떤 법에도 저촉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3시간 뒤 유 전 의원과 가까운 김웅 의원이 반박 글을 올렸다. 김 의원은 “당내 경선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이나, 당 대표 경선 관련 정당법 위반이나 결국 한 뿌리에서 나온 것”이라며 “선거 개입은 어느 경우나 법이 금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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