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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이야기 : 위대한 여인의 꿈 '뵈브 클리코'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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뵈브 클리코 샴페인. 사진 뵈브 클리코 홈페이지

뵈브 클리코 샴페인. 사진 뵈브 클리코 홈페이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 연말 모임에 잘 어울리는 술은 역시나 ‘샴페인’이다. 따스한 황금빛과 투명한 유리잔에서 끊임없이 피어오르는 버블(거품)은 묘한 위로와 에너지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유럽에서도 주목하고 있을 만큼 매년 샴페인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그만큼 수많은 샴페인을 맛볼 수 있는데, 내가 지금 마시고 있는 샴페인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는지 안다면 더 흥미롭고 맛있는 한 잔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노란 레이블을 두른 샴페인 ‘뵈브 클리코’에는 위대한 샴페인의 여인 마담 클리코의 스토리가 담겨 있다. 1777년 프랑스 렝스 지역에서 섬유 제조업을 하는 부유한 가문에서 태어난 바브 니콜 퐁사르당은 샴페인 사업을 하던 프랑수아 클리코와 결혼하지만, 27살에 남편을 잃고 시아버지가 운영하는 샴페인 하우스를 물려받는다. 이후 그녀에게는 ‘뵈브 클리코’라는 별칭이 생긴다. 프랑스어로 뵈브(Veuve)는 과부라는 뜻이다.

프랑스 샴페인 하우스 '뵈브 클리코'를 세계적인 와이너리로 이끈 마담 클리코. 사진 뵈브 클리코 홈페이지 캡처

프랑스 샴페인 하우스 '뵈브 클리코'를 세계적인 와이너리로 이끈 마담 클리코. 사진 뵈브 클리코 홈페이지 캡처

당시의 프랑스는 여성 혼자서는 은행계좌를 트는 것조차 불가능한 시대였지만 마담 클리코는 대담함으로 샴페인 업계의 혁신을 이끌어낸다. 1810년 샹파뉴(영어로 샴페인) 지역에서 최초로 기록된 빈티지 샴페인을 만들었고, 1816년에는 크리스털처럼 투명한 샴페인 생산이 가능한 ‘리들링 테이블’을 발명했다. 특별하게 기울어진 이 선반은 와인 병 속에 있는 효모 찌꺼기들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기능을 한다. 1818년에는 최초의 블렌딩 로제 샴페인을 발명했다. 이전까지 로제 샴페인은 엘더베리로 만든 혼합물로 색을 냈는데, 피노 누아로 만든 레드 와인을 좋아했던 마담 클리코가 레드 와인과 화이트 화인을 블렌딩하는 방법을 탄생시킨 것.

뵈브 클리코 샴페인 하우스의 와인 메이커 마리 샤를마뉴. 사진 뵈브 클리코

뵈브 클리코 샴페인 하우스의 와인 메이커 마리 샤를마뉴. 사진 뵈브 클리코

최근 뵈브 클리코 하우스의 와인 메이커이자 커뮤니케이션을 담당하는 마리 샤를마뉴가 한국을 찾았다. 올해 새롭게 출시한 뵈브 클리코 샴페인들을 보다 생생하고 자세히 설명하기 위해서다. 프랑스 에페르네의 샴페인 재배 농가 가문 출신인 그녀는 미국·호주·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다양한 지역의 와인 하우스를 경험하면서 ‘삶의 예술’이 되는 샴페인 문화를 소통하고 있다. 그녀는 이날 “뵈브 클리코의 샴페인들은 그해 수확한 포도로 만든 베이스 와인과 오랜 시간 저장고에 보관해둔 리저브 와인을 6:4의 비율로 블렌딩해서 매년 하우스 특유의 동일한 컨디션을 가진 ‘올해의 샴페인’을 만든다”며 “이 한 병을 위해 총 500종의 와인을 블렌딩하기 때문에 샴페인의 진정한 가치인 ‘블렌딩 아트’의 정수를 맛볼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하우스의 와인 메이커들은 아주 복잡하고 섬세한 블렌딩 작업을 위해 6개월 동안 매일 정오에 모여 베이스 와인과 리저브 와인을 테이스팅한다고 한다. 다음은 뵈브 클리코가 올해 출시한 샴페인들이다.

뵈브 클리코의 상징인 옐로 레이블. 사진 뵈브 클리코

뵈브 클리코의 상징인 옐로 레이블. 사진 뵈브 클리코

뵈브 클리코 옐로 레이블

피노 누아 50~55%, 샤도네이 28~33%, 뮈니에 15~20%, 리저브 와인 40~45%
1877년 만들어진 ‘옐로 레이블’은 뵈브 클리코의 상징이다. 매년 다른 기후에 따라 포도 작황 역시 크게 달라지지만 하우스의 와인 메이커들은 베이스 와인과 리저브 와인을 적절히 배합해서 신선미, 강렬한 풍미, 풍성한 아로마, 실크처럼 매끄러운 질감이 균형 잡힌 ‘뵈브 클리코 스타일’을 생산하고 있다.

뵈브 클리코의 프레스티지 퀴베 샴페인 '라 그랑 담'. 프랑스어로 '위대한 여인'이라는 뜻이다. 사진 뵈브 클리코

뵈브 클리코의 프레스티지 퀴베 샴페인 '라 그랑 담'. 프랑스어로 '위대한 여인'이라는 뜻이다. 사진 뵈브 클리코

뵈브 클리코 라 그랑 담 1990

피노 누아 61%(아이·부지·앙보네·베르지·베르즈네), 샤도네이 39%(아비즈·오제·르 메닐 쉬르 오제)
위대한 여인이라는 뜻의 ‘라 그랑 담’은 하우스를 비롯해 와인 업계에서 ‘마담 클리코에게 바치는 헌사’로 통한다. 하우스의 탁월성을 보여주는 가장 정교한 프레스티지 퀴베 샴페인으로, 유서 깊은 그랑 퀴르 밭에서 수확한 포도로만 만들기 때문이다. 특히 1990은 라 그랑 담을 매그넘(1.5L)과 제로보암(3L) 사이즈로 선보인 첫 번째 빈티지다. 샤를마뉴는 “보틀의 구멍을 막는 코르크 크기는 용량에 상관없이 일정하기 때문에 병에 담긴 와인의 양이 많을수록 산소와의 접촉이 적어져서 더 천천히 숙성한다”며 “매그넘 보틀 와인이 포텐셜이 더 좋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뵈브 클리코 로제. 사진 뵈브 클리코

뵈브 클리코 로제. 사진 뵈브 클리코

뵈브 클리코 로제

피노 누아 50~55%, 샤도네이 28~33%, 뮈니에 15~20%, 리저브 와인 40~45%, 레드 와인 12% 추가
1818년 마담 클리코가 붉은 빛깔의 엘더베리 혼합물을 넣는 전통적인 방식을 깨고 샹파뉴 지방 최초로 레드 와인을 블렌딩해서 만들어낸 로제 샴페인이다. 마담 클리코는 생전에 “뵈브 클리코의 와인은 눈과 입을 모두 즐겁게 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서정민 기자 meantr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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