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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골적인 방송 사유화, 음모 장사꾼 김어준의 퇴장

중앙일보

입력

며칠 전 김어준씨가 라디오 하차 의사를 밝혔습니다. 만시지탄이나 공영방송 TBS의 정상화를 위해선 사필귀정입니다. 오늘의 사설입니다.

지난 6년 동안 김씨의 프로그램은 8건의 법정제재와 34건의 행정지도를 받았습니다. TBS가 받은 지적의 대부분입니다. 지난 대선 때도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33건 지도를 지적을 받았습니다.

김씨는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는 익명의 제보자를 앞세워 ‘생태탕’ 의혹, 올해 대선에선 김건희 여사에 관한 ‘쥴리’ 음모론을 제기했습니다. 최근까지도 ‘청담동 술자리’ 의혹, 역술인 천공의 ‘관저 개입설’ 등을 퍼뜨리는데 앞장섰습니다.

이런 논란의 본질은 음모론입니다. 단편적 사실을 엮어 합리적 의심이란 명분으로 인과관계를 만듭니다. 가짜뉴스로 양념을 쳐 진실보다 그럴 듯하게 들립니다.

이렇게 김씨는 일종의 음모 비즈니스로 수십억대의 부를 쌓았습니다. 세월호 ‘고의 침몰설’로 여론을 호도할 때도, 뒤로는 영화를 제작해 40억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런 비즈니스가 성공한 건 그를 맹종하는 민주당 때문입니다. 그의 음모론을 퍼뜨리는 메신저가 됐고, 눈도장 찍듯 그의 방송에 몰려갔습니다.

20·30대가 민주당에서 멀어진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과거 김씨가 “20·30대는 퇴행적”이라고 말하자 박용진 의원은 “그러니 당신이 꼰대”라며 설전을 벌였습니다. 이처럼 젊은 세대에게 김씨는 독선적 기득권으로 보입니다.

20년 전 권위주의에 날카로운 풍자의 매스를 댔던 김씨의 ‘재기발랄함’은 이제 사라지고 없습니다. 가짜뉴스로 사회를 어지럽히고 수준 낮은 정치인과의 이슈몰이로 장사를 할 뿐입니다. 공영방송에서 더 이상 음모·선동의 비즈니스가 발을 붙여선 안 됩니다. 합리적인 지성의 성찰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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