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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태블릿 예산 920억 전액 삭감”...서울 혁신학교 예산도 깎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 소속 35명의 시의원들이 단독발의한 12조8915억원 규모의 시교육청 예산안이 부결했다. [사진 서울시의회 캡쳐]

더불어민주당 소속 35명의 시의원들이 단독발의한 12조8915억원 규모의 시교육청 예산안이 부결했다. [사진 서울시의회 캡쳐]

서울시의회가 진통 끝에 서울교육청 예산안을 의결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은 “학부모들이 내년에 펼쳐질 서울교육 풍경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서울시의회는 16일 본회의에서 서울시 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을 수정 가결했다. 원안(12조8915억원)보다 5688억원 줄어든 12조3227억원 규모다. 인건비 등 경직성 경비를 빼면 9.2%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학교기본운영비 증액분(1829억원)을 전액 삭감했고 ▶혁신교육지구·혁신학교 지원 사업(164억5534만원) ▶전자칠판 설치(1590억6000만원) ▶디지털 기반 교수학습지원(디벗·923억8994만원) 등도 깎았다.

디지털 기반 교수학습지원비는 학생 개인별로 태블릿 기기를 주는 사업이다. 또 전자칠판은 대형 화면에 이미지와 동영상 등을 띄우거나 터치 기능으로 글씨를 적을 수 있는 디지털 기기다. 이들 사업에 대해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예산 낭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중고생의 스마트기기 중독은 심각한 사회적 현상”이라며 “이미 일부 학생에게 지급한 태블릿 수리비도 만만찮다”고 덧붙였다.

市 교육청 예산 두고 고성 오간 의회

2023년도 서울시 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이 예결위 수정안대로 가결됐다. [사진 서울시의회 캡쳐]

2023년도 서울시 교육비특별회계 예산안이 예결위 수정안대로 가결됐다. [사진 서울시의회 캡쳐]

삭감에 반대한 더불어민주당 시의원 35명은 이날 12조8915억원 규모의 예산안 수정안을 단독발의했다. 정진술 서울시의회 민주당 대표의원(마포3)은 “여야가 나뉘어있지만, 아이 교육 예산은 건들지 말아야 한다”며 “집행 가능성과 사업 필요성을 고려해 교육비특별회계 수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정지웅 의원(서대문1)은 반대토론을 통해 “특정 세력이 교육현장과 서울시에 허위 유언비어를 퍼트린다”며 통계를 제시했다. “민주당은 학교운영비를 감액하면 냉·난방비가 부족해진다고 주장하지만,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예산(5727억원)이 학교당 약 4억5000만원 정도 편성돼있다”며 “민주당이 서울시민을 선동하는 행위는 부끄러운 일”이라고 발언했다.

그러자 민주당 전병주 의원(광진1)이 “억지 근거를 만드느라 수고하셨다”고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비방과 고성·야유가 계속 나왔다.

조희연 “안전한 학교 향해 걷기 어려워”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이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아쉬움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의회 캡쳐]

조희연 서울시교육청 교육감이 16일 서울시의회에서 아쉬움을 표명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의회 캡쳐]

더불어민주당이 단독발의한 안건은 재석 의원 100명 중 70명이 반대하고 30명이 찬성하면서 부결했다.

이어서 전날 서울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통과한 예산안이 표결을 시작했다. 재석 의원 71명 중 찬성 68명, 반대 1명, 기권 2명으로 가결했다. 서울시의원 112명 가운데 국민의힘이 76명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의회에서 “"5688억원이나 줄어든 예산으론 안전한 학교를 향해 나아가는 먼 길을 걸어가기가 어렵다”고 주장했다. 특히 본인의 역점 사업인 디벗·전자칠판 예산이 전액 삭감하자 조 교육감은 “시 교육청이 중앙 정부와 발을 맞추기 위한 최소한의 투자”라며 “인공지능 시대에 대비하는 서울교육 발걸음이 더디어지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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