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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 얼굴' 아기 혹 떼준 韓의사, 이번엔 굽은 손가락 되살렸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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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섬세한 의료 손길이 미얀마의 5세 화상 소녀의 달라붙은 손가락과 팔을 되살렸다.

신용호 비아이오성형외과 원장 등 의료진이 미얀마에서 온 5세 소녀 니앙타위후아이의 화상치료를 위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비아이오성형외과 제공

신용호 비아이오성형외과 원장 등 의료진이 미얀마에서 온 5세 소녀 니앙타위후아이의 화상치료를 위해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비아이오성형외과 제공

16일 의료계에 따르면 신용호(58) 비아이오성형외과 원장은 최근 4개월에 걸쳐 미얀마에서 온 5세 소녀 니앙타위후아이의 화상 치료를 마치고 고국으로 돌려보냈다.

가족에 따르면 니앙타위후아이는 첫 돌 무렵 마당에 쓰레기를 태우고 있는 불 속으로 기어가 화상을 입었다. 오빠가 불 속에 뛰어들어 다행히 목숨을 구했지만 손가락이 굽은 채로 붙었고, 어깨와 팔이 붙어 정상적으로 성장하기 어렵게 됐다.

의료시설과 멀리 떨어진 시골에 살던 니앙타위후아이는 가정 형편 탓에 제때 치료 받지 못했다. 뒤늦게 찾은 양곤의 병원에서도 고난이도 화상치료는 쉽지 않았다.

아버지와 함께 미얀마에서 온 니앙타위후아이가 신용호 원장을 만나고 있다. 비아이오성형외과 제공

아버지와 함께 미얀마에서 온 니앙타위후아이가 신용호 원장을 만나고 있다. 비아이오성형외과 제공

이 사정을 접한 국제NGO 멘토리스는 지난 7월 니앙타위후아이를 한국으로 데려와 한강수병원에서 오른쪽 손 피부이식을 받게 했다. 그러나 치료비가 부족해 화상치료를 중단해야 할 딱한 상황에 놓였다.

소식을 들은 신용호 원장은 아이 왼쪽 손가락과 어깨와 팔 부위의 화상치료를 위해 피부이식 피판술(치료비 약 5000만 원)을 했다. 매일 한 번 드레싱을 하는 등 4개월이 넘는 보살핌 속에 전신을 회복한 니앙탕위후아이는 아빠와 함께 최근 미얀마로 돌아갈 수 있었다.

화상 치료를 위해 미얀마에서 온 5세 소녀 니앙타위후아이가 치료를 받고 있다. 비아이오성형외과 제공

화상 치료를 위해 미얀마에서 온 5세 소녀 니앙타위후아이가 치료를 받고 있다. 비아이오성형외과 제공

20여년간 해외 의료 봉사에 나섰던 신 원장은 지난해 이른바 '하트 얼굴'로 불리는 뇌막뇌탈출증 18개월 영아 환자를 수술해 얼굴을 되찾아줬다. 미얀마의 정치적 혼란으로 비자 발급조차 쉽지 않았던 크리스티는 2kg의 혹을 떼고 건강을 되찾았다.

신 원장은 본인의 전공인 성형외과 수술을 봉사로 실천해왔다. 2000년대 초부터 파푸아 뉴기니, 인도네시아, 필리핀 민다나오와 마닐라, 몽골 내몽고와 외몽고, 중국, 우간다, 콩고, 에티오피아, 방글라데시, 네팔 등 해외 의료봉사만 30회 넘게 다녔다. 그는 “지금까지 해외로 휴가를 가본 적이 없다. 해외 무료진료 가는 게 나에겐 휴가고, 쉼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용호 원장이 성형외과 수술로 얼굴을 되찾아준 크리스티의 수술 전 사진. 혹이 얼굴만큼 부풀어 '하트모양' 처럼 보인다. 비아이오성형외과 제공

지난해 신용호 원장이 성형외과 수술로 얼굴을 되찾아준 크리스티의 수술 전 사진. 혹이 얼굴만큼 부풀어 '하트모양' 처럼 보인다. 비아이오성형외과 제공

그는 “성형외과 의사가 해외 의료봉사를 간다면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성형외과 의사만큼 도움을 많이 주는 분야도 없다”면서 “특히 아프리카와 동남아 국가는 아직도 불을 피워 식사를 준비하는 나라들이 많고 그러다 보니 화상 환자도 많다”고 설명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의료봉사 현장으론 우간다를 꼽았다. 신 원장은 “우간다에서 학교를 설립하고, 병원에서 구순구개열 환자 재건 수술을 진행했다. 우연히 만난 북한 의사 두 명에게 수술 교육했던 기억이 오래 남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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