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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국조 압박하는 野…'예산 처리 후' 합의문이 딜레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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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이태원 참사 49재를 맞은 16일, 여당의 국정조사 참여를 요구하며 전방위로 압박했다. 야당은 또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가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교생을 향해 “더 굳건했어야”라고 말한 걸 고리로, “공감 능력 상실” “2차 가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정부 여당 인사들의 막말과 망언을 보면서 ‘참 못됐다’, ‘공감 능력이 없어도 어떻게 저렇게 공감 능력이 없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참사만큼 끔찍한 정부·여당의 행태, 특히 국민으로서 얼굴 들기 어려울 정도로 부끄러운 여당 인사들의 막말 행태는 희생자에 대한 명백한 2차 가해”라고 했다.

한덕수 총리는 전날 출입기자단 백브리핑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가 극단적 선택을 한 데에 “본인이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 이런 생각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김미나 경남 창원시 의원도 희생자 유족을 향해 “시체 팔이 족속들”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다음 주부터 국정조사를 정상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민주당은 무슨 경우에라도 내주부터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본격 가동하겠다”고 가세했다. 여당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오던 정의당도 “야당 단독으로라도 본격적인 국정조사에 돌입해야 한다”(김희서 정의당 수석대변인)고 했다.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야3당 의원들이 여당의 국조 참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특위 야3당 의원들이 여당의 국조 참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는 현재 국회 예산안 처리 지체와 맞물려 발목이 묶인 상황이다. 여야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국정조사 합의문에 ‘2023년도 예산안을 처리한 직후 기관보고, 현장검증, 청문회 등을 실시한다’고 명시해서다.

민주당 국조특위 관계자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예산이 끝난 후 본 조사에 들어가기로 합의문에 돼 있는데 그냥 시작해버리면 우리가 파괴하는 꼴이 돼서 딜레마”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국조특위 관계자는 “예산안 자체가 표류가 되니 일정 잡는 것 자체를 할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오후 6시 용산에서 열리는 이태원 참사 49일 시민추모제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에 참석한다. 국정조사를 당장 시작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겠단 취지다.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시민분향소로 가서 영정과 위패 앞에서 공식적으로 사과하는 게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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