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기 "후크 일방적 입금한 50억 기부…법적 다툼 계속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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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정 기자

사진 이승기 인스타그램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이하 후크)와 음원 정산금 갈등을 빚고 있는 가수 이승기가 미정산금을 전액 기부하겠다며 후크와의 법적 소송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승기는 16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오늘 아침 50억원 정도 금액이 제 통장에 입금됐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후크는 아마도 제가 단순히 돈을 받고자 법적 대응을 했다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 흔한 음원 정산서 한 번 받아본 적 없었는데 또 이렇게 일방적으로 '미지급금' 지급이라는 명목으로 사건을 매듭지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후크는 보도자료를 내고 "이승기씨와 정산문제로 길게 분쟁하고 싶지 않기에 기지급 정산금 13억원 상당 외에 금일 이승기씨에게 미지급 정산금 29억원 상당과 그에 대한 지연이자 12억원 상당을 전액 지급했다"며 "더는 이승기씨에 대한 정산금 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승기는 "이제 50억원이 들어왔다. 물론 어떤 근거로 어떤 방식으로 저렇게 계산했는지 모른다"며 "다만 후크의 계산법을 이해할 수 없기에 앞으로 계속 법정에서 다툴 것 같다. 지루한 싸움이 될 것이며 이를 지켜보는 대중분들께 피로감을 드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린다"고 했다.

이승기는 "저는 지금까지 음원 정산을 받을 돈이 있는지도 모르고 지냈다. '마이너스 가수'라는 말을 들으며 18년을 버텼다"며 "그런 제가 후크를 상대로 소송에 나선 건 밀린 돈 때문이 아니다. 누군가 흘린 땀의 가치가 누군가의 욕심에 부당하게 쓰여서는 안 된다는 것. 이것은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사명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약속할 수 있는 건 미정산금이 얼마가 되든 전액을 기부하겠다는 것"이라며 "일단 오늘 입금된 50억원부터 소송 경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전액 사회에 돌려드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승기는 "하루아침의 생각이 아니다"라며 "후크와 싸움을 결심한 순간 제가 받을 돈을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전액 쓰고자 결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차주부터 기부처 관계자분들과 만남을 통해 구체적인 계획을 진행할 것"이라며 "몸이 불편해 거동조차 힘든 분들, 꿈이 있지만 형편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는 친구들, 생명이 위급한 상황에서 제대로 조치를 받지 못하는 그런 분들을 다 돕기에 50억원은 부족할지 모르지만 작은 한 걸음부터 실천에 옮기겠다"고 했다.

이승기는 "무엇보다 이번 일을 겪으며 많은 분이 응원해주셨다"며 "같이 분노해주시고 위로해주셔서 큰 힘이 됐고, 제가 사랑받는 존재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랑을 제가 조금이라도 사회에 돌려드리는 것으로 보답하겠다"며 "늘 하던 대로 저의 길을 성실히 걸어가겠다"고 했다.

앞서 이승기가 2004년 데뷔 이후 18년간 몸담아온 후크로부터 음원 사용료를 한 푼도 받지 못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승기는 권진영 대표와의 신뢰 관계가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해 후크 측에 전속계약 해지 통지서를 보내 결별을 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