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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름과 싸우는 81세 '보톡스 여왕'…왕년 '살림의 여왕'의 변신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마사 스튜어트. '나이 없는 세대'를 표방한다. 사진은 올해 5월 행사에 참석한 당시. AFP=연합뉴스

마사 스튜어트. '나이 없는 세대'를 표방한다. 사진은 올해 5월 행사에 참석한 당시. AFP=연합뉴스

연말이다. ‘올해를 빛낸 OO’ 리스트가 슬슬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13일(현지시간) ‘2022년 가장 스타일리시했던 인물’ 리스트를 발표했다. 고(故) 엘리자베스 2세부터 테니스 스타 서리나 윌리엄스, 팝 가수 리한나까지, 쟁쟁한 이름으로 가득하다. 이 중 다소 의외인 인물은 마사 스튜어트.

그는 왕년에 미국은 물론 영어권을 제패한 ‘살림의 여왕’이었다. 가난한 이민자 출신 가정에서 태어났지만, 출장요리로 시작해 요리책과 방송, 주방용품 제작 등을 브랜드화 하면서 억만장자 여성기업인까지 됐다. 포브스 등 유력 경제지에서 “영향력 있는 여성 기업인”에 수위에 이름을 올리며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2004년, 주식 부당거래 등의 혐의로 기소되고, 유죄 판결을 받고, 실형을 살며 가파른 내리막길을 걸었다. 출소 후 그는 여전히 주방과 인테리어 등 사업을 펼쳐왔지만 예전 같지는 못했다.

대신 그가 최근 들어 집중하고 있는 것이 있으니, ‘동안’이다. 먼저, 위의 사진을 보자. 스튜어트의 올해 사진이다. 그는 1941년생. 올해 만 81세다.

NYT는 스튜어트가 지향하는 건 “나이가 없는 세대(Generation Ageless)”라고 정의했다.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주장을 넘어 아예 나이를 부정하는 셈이다. 중력과 세월의 힘을 거스르는 데는 돈과 성형의술이 필요하다. 스튜어트는 보톡스 등 다양한 미용시술을 받는다.

마사 스튜어트는 '살림의 여왕'에서 '스타일의 여왕'으로 거듭나는 분위기다. 사진은 지난 9월 명품 패션 브랜드 패션쇼 장면으로, 왼쪽 앞줄 중간에 검은 드레스를 입고 박수를 치는 인물이 스튜어트다. AP=연합뉴스

마사 스튜어트는 '살림의 여왕'에서 '스타일의 여왕'으로 거듭나는 분위기다. 사진은 지난 9월 명품 패션 브랜드 패션쇼 장면으로, 왼쪽 앞줄 중간에 검은 드레스를 입고 박수를 치는 인물이 스튜어트다. AP=연합뉴스

기업가적 특질은 숨길 수 없는 모양인지, 특정 화장품 브랜드와 협업해 주름 개선 및 보습 등의 효과를 홍보하는 데 열심이다. NYT가 그를 올해의 스타일 아이콘 중 한 명으로 선정한 것도 이런 그의 ‘열심’에 주목해서다. NYT는 리스트를 소개하면서 “여기 소개하는 인물들의 스타일이며 패션, 화장 등은 다소 상식과는 벗어날 수도 있다”는 전제를 달았다.

스튜어트의 행보에서 흥미로운 부분은 또 있다. 그가 ‘나이 없는 세대’를 표방하면서 자신의 홍보 플랫폼으로 주로 삼고 있는 곳이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도 아닌 틱톡이라는 점이다. 틱톡은 특히 밀레니얼보다도 어린 일명 ‘젠지(Generation Z, GenZ)’ 즉 Z세대의 놀이터다. 팔순이 넘은 그가 10대와 20대를 겨냥해 활동하고 있는 것인데, 더 흥미로운 건 GenZ들의 호응이 꽤 크다는 점.

마사 스튜어트의 예전 모습. [중앙포토]

마사 스튜어트의 예전 모습. [중앙포토]

이들이 주름 개선이며 동안에 대한 걱정에서 자유로운 탓일 수도 있지만, NYT에 따르면 젊은 세대의 반응은 대개 “신기하다”부터 “재미있다”까지 다양하다고 하다.
얼굴을 찌푸리는 이들은 중장년층이다. NYT는 “보톡스 주사를 너무 심하게 맞아서 부자연스러운 탓에 사진 속 인물이 마사 스튜어트가 아니라 그를 따라하려는 다른 사람인 줄 알았다”거나 “그렇게까지 젊어보여야 속이 시원하겠느냐”는 요지의 패션계 및 화장품업계 40~50대 종사자들의 코멘트를 다수 소개했다.

정작 스튜어트는 아랑곳 않는 분위기다. ’살림의 여왕‘으로 수더분한 니트 스웨터를 입고 냄비 뚜껑 정리하는 팁을 알려주던 그는 이제 없다. 대신 틱톡에서 특정 브랜드를 “내가 써봐서 아는데”라는 식으로 적극 활용하는 ’나이를 거부하는 세대의 아이콘‘으로서의 스튜어트가 있을 뿐이다.

그는 올해 4월 NYT와 인터뷰에서 “지금 나는 멋진 몸과 멋진 몸매, 멋진 자세를 갖고 있다”며 “카메라엔 언제든 준비되어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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