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1984', 러시아 올해 베스트셀러에…'빅 브라더'의 검열 국가?

국민을 감시하고 사상을 통제하는 전체주의 사회를 그린 영국 작가 조지 오웰의 소설 '1984'가 올해 러시아의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14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에 따르면 1984가 러시아 온라인 서점 '리트레스'(LitRes)가 집계한 자사 다운로드 횟수에서 소설 부문 1위, 전체 2위를 차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화상으로 진행된 자국 인권이사회 연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1949년 출간된 1984는 권위주의 국가가 선전, 검열, 폭력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는 디스토피아를 그린 정치적 미래 소설이다.

'동물농장'과 함께 오웰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1984는 소련의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과 소련의 파시즘적 현실에서 영감을 얻어 썼다. 때문에 1988년까지 소련에선 금서였다.

'빅 브러더'로 불리는 권력자에게 통치되는 경찰국가를 그린 작품으로, 이 국가는 국민의 생각을 감시해 사상죄로 처벌하고 '전쟁은 평화, 자유는 속박'이라는 생각을 세뇌한다.

이런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됐다는 사실은 현재 러시아의 상황 때문에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선전과 검열을 강화했다. 이른바 '가짜뉴스 금지법'을 제정해 '러시아군을 깎아내리는' 뉴스에 대해 벌금 또는 최대 15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했다.

언론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다룰 때 정부가 정한 '특별군사작전'이라는 말 대신 '공격'이나 '침공', '선전포고'로 표현할 경우 위법이 된다. 서방 뉴스사이트와 페이스북에 대한 러시아인 접근도 차단됐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 EPA=연합뉴스

야권인사 일랴 야신은 러시아 병사들이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저지른 민간인 학살을 거론했다가 8년 6개월형을 선고받고 지난주 수감됐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