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는 미스터리한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참신한 발상으로 새로운 콘텐트와 기술을 선보이는 미디어 스타트업이 그 주인공이다. 한국언론진흥재단은 지난 2016년부터 성장 가능성이 큰 미디어 스타트업을 발굴해 지원하고 있다. 올해에는 어떤 미스터리한 기업들이 등장했을까. 이 사업에 선정된 16개사를 다룬 '미디어 스타트업 리뷰(미스타리)'를 4회에 걸쳐 연재한다.
신문과 방송이 없던 시절, 새로운 소식은 종이나 확성기로 전달됐다. 더 옛날에는 기마병이 전쟁 상황을 알리기도 했다. 4차산업 혁명으로 AI(인공지능), VR(가상현실) 등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뉴스는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TV가 뉴스의 대중화를 이끌었다면 첨단 기술은 뉴스의 깊이와 재미를 더하고 있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뉴스의 가치를 높이는 스타트업을 소개한다.
“텍스트 입력하면 AI가 비디오로 뚝딱”
무엇이든 모르면 유튜브를 찾아보는 영상 콘텐트 시대. 뉴스 역시 이제는 영상으로 재가공돼 소비되고 있다. 다양한 시각적 표현이 가능하고 긴 내용을 압축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영상은 뉴스의 장벽을 낮춰주는 좋은 수단이다. 문제는 제작 과정이 어렵다는 것이다.
웨인힐스브라이언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스타트업이다. 텍스트 데이터를 디지털 영상 콘텐트로 자동 변환·제작해주는 AI 소프트웨어 ‘TTV(Text To Video)’를 개발했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문단마다 어울리는 이미지가 생성되고, 분위기에 맞는 배경음악과 자막이 자동으로 형성된다. 이 모든 일을 AI가 한다.

웨인힐스브라이언트가 개발한 텍스트를 영상으로 변환해주는 툴. 사진 웨인힐스브라이언트
이수민 웨인힐스브라이언트 대표는 “그동안은 여러 명이 일주일 넘게 고생해야 고퀄리티의 영상물 한편을 겨우 만들 수 있었지만 TTV를 사용하면 영상 엔지니어도, 어려운 프로그램도 필요 없다”고 설명했다.
그가 텍스트를 영상화하기로 결심한 것은 비디오 시장이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400페이지 글을 읽으려면 일주일이 걸리지만 영상을 통해선 5분이면 파악할 수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보고서도 쉽게 전달할 수 있다”면서 “이러한 매력을 가진 영상 시장은 앞으로도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전했다.
웨인힐스브라이언트는 작년 세계 최대 전자 전시회인 CES에서 혁신상을 받았고, 마이크로소프트사와 현재 협업하고 있을 만큼 주목받고 있다. 향후에는 음성을 영상으로 옮기는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날씨 뉴스를 보다 생생하게

소울엑스가 개발한 날씨 정보 플랫폼 온도 사진. 소울엑스
소울엑스는 날씨 뉴스를 보다 실감 나게 전달하는 플랫폼 ‘온도’를 개발했다. 메타버스 시대 XR(확장현실)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트가 나오고 있지만 뉴스를 이용한 것은 부족하다는 점에 착안했다고 한다. 이중 일상생활에 꼭 필요한 날씨 정보를 소재로 삼았다.
XR은 증강현실(AR), 혼합현실(MR), 가상현실(VR) 등 다양한 몰입형 및 인터랙티브 기술을 아우르는 말이다. 소울엑스는 이를 이용해 기상 수치의 모호함을 해소하고자 했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수치가 23㎍/m³, 바람의 세기가 3.2 m/s, 오존이 0.023ppm’ 이와 같은 과학적 정보는 일반인이 해석하기 어려울 수 있지만, 3D를 활용하면 시각적으로 쉽게 전달이 가능하다. 미세먼지가 시야를 얼마나 가리는지, 강수량이 출근길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등 일상생활에 알기 쉽게 표현할 수 있다.
소울엑스는 날씨 뉴스 외에도 영상 크리에이터들이 활용할 수 있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열악한 제작 환경에 놓여있는 3D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들이 VR을 통해 고품질 영상을 만들 수 있게 돕겠다는 취지다.
황영택 소울엑스 대표는 “‘누구나 쉽게 확장형 영상 콘텐트를 개발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라며 “메타버스 시대 가상 공간 안에 초실감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고, 비대면 시장에 범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솔루션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뉴스 데이터로 법률안 통과 가능성 예측

씨지인사이드가 개발한 정부 관계 관리 플랫폼 아이호퍼. 사진 씨지인사이드
AI가 기존 뉴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법률안 통과 여부를 예측하는 기술도 등장했다.
씨지인사이드는 AI로 뉴스를 분석해 입법 정보를 제공하는 정부 관계 관리(GRM) 플랫폼 아이호퍼를 만들었다. 특정 법률안 관련 뉴스 발생량과 긍·부정 분석 결과를 분석하고, 당초 예측 결과에 대입해 법률안의 통과 확률을 전망한다.
뉴스에서 특정 이슈와 관련된 주요 정책, 법률, 인물과 관련한 정보를 분류해주는 의안 이슈 모니터링 서비스와 해당 내용을 개개인의 관심사에 맞게 큐레이팅해주는 기능도 있다.
씨지인사이드는 이를 통해 입법, 규제, 정책 등 정부 영역에서 발생하는 리스크 요인에 대해 대기업은 물론 소상공인까지 모두 저렴한 비용으로 접근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